[열린 시선/현수]희망의 사다리, 특성화 - 마이스터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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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 수원정보과학고 교장
현수 수원정보과학고 교장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한다. 특히 중학교 졸업자가 대학까지 가서 50%가 실업자가 되고, 그 실업자의 절반이 대졸자이며, ‘공시생’이 30만 명이나 된다는 보도도 있다. 세계 3대 투자자인 짐 로저스도 “한국은 더 이상 투자 매력이 없는 나라”라고 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수많은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정’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사회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은 2009년 16.7%에서 2016년 47.2%로 상승해 왔으며, 대학 진학자를 제외한 취업률은 72%에 달했다. 이는 대졸자의 취업률인 67%(대학원 진학, 군입대 포함)보다 높다. 한때 졸업생의 80% 이상이 진학을 택했고, 기업에서도 채용을 외면했던 특성화고가 이렇듯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를 비롯한 기업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기업이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009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된 국제기능올림픽을 방문했을 때, “제조업의 힘은 현장에 있으며,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는 2002년 일본 반도체 설비업체 방문 때 기능인력에 대한 후원이 기업의 성장은 물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길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0년 전국공업계교장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그는 고학력이 아니더라도 차별받지 않고 사회에서 톱클래스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하였다. 이후 2009년부터 삼성전자는 325명의 우수기능인을 채용했고, 2010년 개교한 마이스터고 1학년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1년에 100명씩, 10년간 1000명을 채용했다. 2012년에는 현대자동차에서도 1000명을 채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채용규모를 매년 300명으로 확대하였는데 이 같은 분위기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당시 좋은 일자리, 청년실업 해소, 기업의 성장, 국가 발전, 국민행복으로 이어지는 이 행진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정부는 물론이고 야당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힘을 실어주었고, 고졸자들을 채용하지 않던 기업도 동참했다. 이러한 성공은 당연히 학교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현 정부도 지속적인 중등직업교육 발전으로 희망사다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학력 철폐, 블라인드 채용 등으로 그동안 일정 부분 고졸자에게 배정된 채용이 없어져 고졸 취업의 동력이 멈추지 않을까 우려된다. 고졸자 특별채용은 지속되어야 한다. 국정과제인 차별 없는 공정사회는 고교만 졸업해도 능력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지속적인 성공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현수 수원정보과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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