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닮은 오씨, 소녀시대 Gee 좋아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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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밝힌 귀순병 상태

귀순병 병실의 태극기 귀순 도중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22일 병실에 걸린 태극기 사진을 보여주며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귀순병 병실의 태극기 귀순 도중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의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22일 병실에 걸린 태극기 사진을 보여주며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오모 씨(25)가 한국 노래 중 소녀시대의 ‘Gee’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는 등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22일 기자 브리핑을 열어 “강건한 친구라 잘 견뎌줬고 이번 주에 일반실로 옮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오 씨는 18일 오전 인공호흡기를 뗀 뒤 19일 저녁부터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이 교수가 한국 노래 3곡을 들려주자 오 씨는 소녀시대의 ‘Gee’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21일부터는 TV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뉴스를 보면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영화 전용 채널만 틀어주고 있다. ‘CSI’ 등 미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오 씨는 영화 ‘트랜스포터’를 보던 중 배우가 빠르게 운전하는 장면이 나오자 “나도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이 교수가 “(JSA 귀순 도중 차가) 왜 도랑에 빠졌느냐”고 묻자 오 씨는 그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의료진은 오 씨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지 않도록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오 씨에게) 대한민국 국민이 자기 팔 찔려가면서 헌혈한 혈액 1만2000cc를 수혈했다. 국민 여러분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1만2000cc는 성인 3명의 몸속에 있는 혈액 전체를 합친 양이다. 오 씨는 이 사실을 전해 듣고 “고맙습네다”라고 말했고, 이 교수는 “(회복되면) 세금을 많이 내야 된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 교수는 “18세 때부터 군에만 있던 친구라 손이 빨래판처럼 거칠지만 얼굴은 배우 현빈처럼 잘생겼다”며 “군대는 이제 싫다고 해 공부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병실에는 오 씨의 안정을 위해 소형 태극기를 걸어두기도 했다.

오 씨의 초기 손상중증점수(ISS·15점 이상이면 생명 위험)는 22점으로,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18점)보다 높았다고 한다. 총알이 관통한 왼쪽 어깨는 신경이 손상돼 당초 절단할 위기였지만 다행히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로 봉합한 내장이 마비돼 ‘장폐색’이 나타날 우려는 여전히 있다. 이 교수는 군에 합동신문을 한 달 뒤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수원=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국종#귀순병#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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