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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통로냐 vs 떼법 창구냐… 靑 국민청원 게시판 3개월,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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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통로냐 vs 떼법 창구냐… 靑 국민청원 게시판 3개월, 명과 암

한상준 기자 , 문병기 기자 입력 2017-11-20 03:00수정 2017-1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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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운영 3개월을 맞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의 ‘베스트 청원’ 목록들이다. 법치주의 국가의 청와대가 직접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청원이 적지 않다. 청와대가 강조하고 있는 ‘직접 민주주의’의 명암이 그 창구인 청원 게시판을 통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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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8월 20일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에서 “국민들은 ‘간접 민주주의’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정부의 정책도 직접 제안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국민께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청원 게시판을 신설하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국민 소통도 강화하고 나섰다.

이른바 ‘직접 민주주의 실험’이다. 청와대는 청원 게시판을 신설하며 “청와대의 직접 소통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청와대 내에서도 “과연 이 시스템이 맞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게시판에는 ‘경사진 주차장에 경고 문구 의무화’ 등 국민 제안에 따른 정책화를 시도할 수 있는 청원도 있지만 사법부나 입법부의 영역에 해당하는 청원도 많다.

‘제사 폐지’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축구대표팀을 맡게 해 달라’ 등 ‘막무가내 식’ 청원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청와대 참모는 “그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대통령이 (법치를 넘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선시대 왕은 아니지 않으냐”고 토로했다. 여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 출국 금지’ 등 청원 게시판이 지지층의 ‘정치 놀이터’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SNS 소통 활성화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청와대는 직접 소통 기조에 따라 수석비서관은 물론이고 장관 등이 출연하는 ‘친절한 청와대’를 방송 중이고 최근에는 매일 SNS 생중계로 청와대 소식을 전하는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를 신설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청와대가 직접 나서 뉴스를 해석하고 언론의 역할을 자처하는 게 맞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직접 민주주의의 취지는 살리되 역기능은 보완하고 순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무작정 ‘직접 민주주의가 답’이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도와 방법으로 대의 민주주의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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