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출, 최단기간 5000억달러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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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1100원 밑으로 떨어져… 호조 흐름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

올해 한국의 수출액이 역대 최단기간에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향후 수출에는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17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연간 수출 누계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이날 밝혔다. 1956년 무역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연간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2014년 기록(11월 17일 오후 6시)을 4시간 앞당겼다.

한국은 2011년에 처음으로 수출 5000억 달러 고지에 오른 이후 꾸준히 연간 수출액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교역 둔화와 조선, 철강 등 주력 산업의 부진으로 수출액이 4954억 달러에 그쳤지만 올 들어 다시 수출 호조세가 나타나면서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까지 국내 13대 수출 주력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의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반도체의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3.9%에 이르며 호조세를 주도했고, 선박(32.7%) 석유제품(32.7%) 석유화학(26.3%) 등 다른 주력 품목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선방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수출 호조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변수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0원 떨어진(원화가치 강세) 달러당 109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00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9일(1098.80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이날까지 4일 연속 하락했다. 오전 한때 환율이 1093원대까지 떨어지자 당국이 “환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종가 1100원 붕괴를 막진 못했다.

수출 기업들은 연말과 내년 환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수출 가격을 인상하거나 기업들이 환율 하락분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외환 당국자는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하고 한-캐나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는 등 최근 원화 강세 요인이 많은 편”이라며 “환율 흐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환율#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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