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여진? 5.4보다 더 큰 ‘본진’ 일어날수 있다”…전문가들, 7.0 강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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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16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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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북구 한 건물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사진=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북구 한 건물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번 지진을 일으켰던 주(主) 힘이 끝나지 않고 계속 온다면 이것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포항 5.4의 지진의 여진이 아닌 또 다른 본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 교수는 “(지난해 일본)구마모토 지진도 규모가 6.5로 굉장히 컸는데, 여진이라고 끝난 줄 알고 돌아갔는데 (이틀 뒤) 7.3 (강진)이 발생해 굉장히 많은 피해를 봤다”며 “우리가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단층들이 많이 존재하며,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 계속 작용을 해 왔다. 일본처럼 그 힘이 아주 크게 일어난 지역보다는 안쪽에 있기 때문에 지진의 규모나 빈도가 작을 뿐”이라며 “1643년 조선시대 때 울산지역에 지금보다 수백 배 더 에너지가 큰 7.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났었다”고 그 예를 들었다.

지질학적 데이터로 봤을 때 한반도는 400∼500년 주기로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왔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643년 울산 등 경상도 남동부에서 7.0 이상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한 바 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는 그런 큰 지진이 안 일어나는 곳이 아니라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거의 다 잊어버릴 만하면 일어난다는 거다. 오래 전에 일어났지만 힘이 축적되는 기간이 꽤 길다는 것”이라며 “계기측정을 했던 이후 가장 컸던 지난해 (경주 규모) 5.8 지진 후에 두 번째 컸던 (포항) 5.4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은 그 힘이 상당히 축적이 됐을 가능성이 이미 높다는 걸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하나는 후쿠시마에서도 큰 지진이 났지만 후쿠시마뿐 아니라 알래스카, 칠레 등 불의 고리에서 굉장히 큰 지진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이러한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한반도에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반도에서)큰 지진이 오랫동안 안 일어났기 때문에 그 힘이 상당히 이미 축적이 되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번 지진이 2011년 3월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분석에 대해선 “가능성은 있지만 저는 좀 더 크게 (본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진의 힘이 증가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

오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도 사실 큰 환태평양의 움직임 중에 하나였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크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 여파 정도가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특히 환태평양 쪽에서 지진의 힘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본다”며 “여파 정도가 아니라 이런 것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오 교수와 마찬가지로 향후 규모 7.0가량의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약 400년 동안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응력(應力·seismic stress)이 누적돼 있다”며 “경주, 포항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에는 숨은 단층이 많다. 지진을 일으킬 만한 단층을 찾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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