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랠리 타고 공모주 잡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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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768… 또 연중 최고치 코스닥지수는 15일 지진으로 잠시 출렁였지만 전날보다 
11.57포인트(1.53%) 오른 768.03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이 760 선을 넘은 것은 2년 
4개월 만이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표정.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코스닥 768… 또 연중 최고치 코스닥지수는 15일 지진으로 잠시 출렁였지만 전날보다 11.57포인트(1.53%) 오른 768.03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이 760 선을 넘은 것은 2년 4개월 만이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표정.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주식 투자 8년차 직장인 진모 씨(36)는 이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공모주 청약을 고민 중이다. ‘시그널’ ‘도깨비’ 등 최근 방영한 작품들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데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국시장 수출 전망도 밝아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희망 공모가는 3만900∼3만5000원으로 공모 규모는 약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새내기주의 상한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코스닥 랠리(상승장)에 올라타기 위해 기업들도 상장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정부가 혁신 성장기업 성장을 위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새내기주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17개를 포함해 모두 64개다. 이 중 스팩을 제외한 47종목은 13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46.7% 올랐다. 올 한 해 코스피가 24.9%, 코스닥이 22.2% 오른 것보다 높은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바이오 분야다.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로 주목받은 티슈진은 상장 일주일 만에 공모가 대비 89.3% 상승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9월 상장한 항체신약 개발사 앱클론의 14일 종가는 6만8100원으로 공모가의 약 7배로 올랐다. 상승률은 올해 상장기업 중 1위다.

IPO 시장 열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에는 시가총액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진에어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총 1200만 주 공모 예정으로 공모 예정가는 2만6800∼3만1800원이다. 총 공모 규모는 3000억 원을 웃돈다. 23∼24일 수요예측을 거쳐 29∼30일 청약에 들어간다.

이처럼 공모주가 주목받고 있지만 거품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공모주 성적은 편차가 크다. 올해 상장한 기업 47곳 중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이상으로 크게 오른 기업은 7곳이었지만, 15곳(31.9%)은 공모가보다 주가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 기업 가치 평가가 왜곡돼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공모가 범위를 정하기 위해 동종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비교하는데 연관성 없는 기업들과 묶여 고평가 되는 경우도 있다.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피해를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는 이유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기보단 기업의 미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상장 시점에 기업 실적이나 가치가 고점을 찍은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모 가격이 동일 업종보다 너무 높게 책정됐다면 향후 상승폭이 제한될 우려도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주는 같은 업종 기업들보다 변동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봐야 한다”며 “단기 시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단 장기적인 기업 전망을 보고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코스닥#랠리#공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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