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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된 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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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된 부천시

박희제기자 입력 2017-11-15 03:00수정 2017-1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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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상동도서관의 시민 문화교실 ‘나무에서 찾는 사람살이 무늬’는 최고 인기강좌로 꼽힌다. ‘나무 작가’로 유명한 기자 출신 고규홍 씨(57·충남 천리포수목원 이사)가 매달 한 차례 강좌를 할 때마다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수강생이 몰린다. 고 씨는 지난해 11월 부천시 주최 ‘부천작가 콘서트’에서 나무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를 계기로 상동도서관에서 재능기부 강사로 활동한다. 고 씨의 강좌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그는 상동도서관 근처에 있는 집의 반경 1.5km 안에서 자라는 나무 30여 종을 관찰한 경험을 ‘도시의 나무 산책로’라는 책으로 펴냈다. 고 씨는 “모과 무궁화 목련처럼 평범한 나무들이 우리 곁에 있지만 존재감은 별로 없다. 고층 아파트 주변에 의미 있는 나무들이 살아 숨쉰다는 사실을 도시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천작가 콘서트에 초대된 다른 작가 2명은 소설과 시를 배우려는 시민들과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처럼 부천에는 활발한 문인 활동의 전통이 있다.

한국 신시(新詩)의 선구자로 불리는 변영로 시인은 부천이 고향이다. 변 시인은 호를 수주(樹州)라고 지었다. 부천의 옛 이름이다. 그는 죽어서 고향집 뒷산에 묻혔다. 부천시는 그를 기리는 문학상을 제정했고 중앙공원에 수주시비(詩碑)를 세웠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벅 여사는 부천에서 전쟁고아를 보호하고 미군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 처우 개선을 위해 애썼다. 그는 6·25전쟁과 혼혈아를 소재로 ‘살아 있는 갈대’ ‘새해’라는 작품을 썼다.

‘자전거’ ‘아롱다롱 나비야’ 등 동요 가사를 지은 목일신 아동문학가도 부천에서 오래 살았다. 부천 범박동 일신초·중학교는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양귀자 작가는 부천 주민의 삶을 토대로 한 연작소설 ‘원미동 사람들’로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문학자원이 풍부한 부천시는 최근 동아시아 최초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유네스코는 2004년부터 문학 디자인 영화 미디어아트 음식 공예 음악 등 7개 분야 창의도시를 지정하고 있다. 부천시는 문학 분야에서 역사적 유산과 활동, 문화콘텐츠, 도서관 인프라를 풍부히 갖춘 것으로 인정받았다.

시는 이를 기념해 17, 18일 북 페스티벌과 제1회 한국문학인대회를 연다.


한국문학인대회에서는 전국 문인 300여 명을 초청해 지방자치시대와 향토문학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한다. 문학인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부천에서 중앙공원 시비, 한국만화박물관, 무릉도원수목원을 답사한다.

18일 오후 1∼5시 부천시청에서 열리는 북페스티벌에서는 북콘서트, 유네스코 창의도시 자료 전시회, 부천문인 시화전, 목각인형 공연이 펼쳐진다. 북콘서트에서는 소설가 정유정 씨와 부천시 추천작가 송미경 씨가 창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북콘서트와 인형 공연은 관람 예약을 받는다. 이와 별도로 현장에서 100명을 선착순 입장시킨다.

부천시는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일상에서 문학을 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책따세)’ 모임과 함께 시민 한 명이 적어도 한 권의 책을 발간해 보자는 ‘1인 1저(著)’ 운동을 펼친다. 책따세 심화 강좌를 들은 활동가 30여 명이 다음 달부터 도서관이나 복지센터에서 수필 육아일지 요리책 등을 펴내고 싶은 시민들에게 책 쓰기를 강의한다. 부천 지역 도서관들은 문학카페, 창작교실, 문학커뮤니티 등을 늘려나간다. 내년 ‘디아스포라 펄벅국제문학상’을 제정하고 부천글쓰기대회, 문화장르 창의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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