斜視 절반이 9세 이하… 방치하면 시력발달장애로 이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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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직후 나타나는 ‘영아사시’… 늦어도 2세 이전엔 수술해야

아이가 간혹 머리를 살짝 돌리고 책을 보거나 밝은 빛에 눈을 찡그린다면?

이럴 때 전문의들은 ‘사시(斜視)’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시란 ‘사팔뜨기’라 불리던 질환이다. 두 눈의 시선이 한곳을 응시하지 못하고 한쪽 눈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치우치거나 위아래로 틀어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시 진료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1년 11만9000명에서 2016년 13만2000명으로 5년간 연평균 2.0% 증가했다. 지난해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9세 이하가 6만7000명(50.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대, 20대 순서였다. 사시 환자의 절반이 9세 이하 아동인 셈.

전문의들은 국내 소아의 최대 2%에서 사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흔히 아이에게 나타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시력발달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시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두 눈을 바로잡기 위한 융합력의 이상이나 눈 근육 등 구조적 문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보통 △한 눈이 코나 귀 쪽으로 향해 있고 눈의 초점이 풀림 △밝은 빛을 볼 때 한 눈을 찡그림 △눈의 피로나 두통을 호소하고 사물을 볼 때 머리를 한쪽으로 돌려 봄 △머리를 한쪽으로 갸우뚱하게 기울이는 버릇 등이 나타날 때 사시를 의심해야 한다.

영아 사시는 생후 6개월 이전에 나타난다. 안구가 원시를 극복하려고 조절하면서 발생하는 ‘조절내사시’는 주로 18개월 전후, 한쪽 눈 또는 양 눈이 교대로 가끔 바깥으로 돌아가는 ‘간헐외사시’는 3, 4세 전후 나타난다.

이런 문제 해결에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전자는 굴절이상이 회복되도록 보정용 안경을 착용하면서 눈의 쏠림을 조절해 나간다. 필요에 따라 프리즘 안경을 쓴다. 후자는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의 위치를 옮기거나 길이를 조절해 눈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는 방식이다.

김혜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출생 직후 나타나는 영아사시는 생후 4, 5개월경부터 수술이 가능하고 늦어도 2세 이전에는 수술하는 것이 좋다”며 “또 조절내사시는 안경 착용으로,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사시는 증상의 빈도에 따라 치료 시기를 결정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혹 성인에게도 뇌 신경 마비에 의해 사시가 발생할 수 있다. 갑상샘 질환이나 안구 근육 이상, 근무력증 등 전신질환이 발생할 때 사시가 나타난다. 이 역시 보정용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거나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영아사시#시력발달장애#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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