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본다지만… 고민 커지는 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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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수석 신분으로 검찰 출석할 순 없지않나”

검찰이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사진)의 비서들이 과거 기업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로 전 수석을 압박하면서 청와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 수석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청와대는 공식적으론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전 수석의 거취 문제를 두고 고심하는 형국이다.

8일 청와대 관계자는 “전 수석 건은 검찰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서는 검찰의 전 수석에 대한 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전 수석이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현직 수석 신분을 유지하고 검찰에 출석할 순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결백이 입증된다면 다시 명예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수석이 물러난다고 해도 출범 6개월 만에 대통령 핵심 참모인 정무수석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여기에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마저 낙마한다면 청와대를 향한 인적 쇄신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전 수석이 19대 국회의원일 때 비서관이었던 윤모 씨와 김모 씨, 브로커 배모 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렸다.

검찰은 전 수석 측이 롯데홈쇼핑의 약점을 이용해 후원금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4월 신헌 전 사장(63) 등 임원 2명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누락한 허위서류를 제출하고 재승인 심사를 통과했다.

전 수석 측은 이를 파악하고 미래창조과학부의 부실한 재승인 심사를 문제 삼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 제기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57)이 전 수석을 만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을 약속한 직후 중단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윤 씨 등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 후에 돈의 사용처와 전 수석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허동준 기자
#전병헌#청와대#검찰#롯데홈쇼핑#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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