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이진석]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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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어린이 고객의 얼굴을 보고 나이와 성별을 파악해 완구를 추천해 주는 쇼핑 도우미 휴머노이드 로봇 ‘땡구’를 선보였다. 아직은 간단한 대화와 안내 정도만 가능하지만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통해 향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한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서는 이제 음성인식, 번역, 스피커 등 생활 곳곳에서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 등에 의한 기술혁신은 경제성장의 또 다른 기회가 되겠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미래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일자리 변화 전망’을 통해 앞으로 5년 내 510만여 개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로 빼앗긴 일자리보다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던 것과 같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신기술을 통해 새롭게 탄생할 일자리를 주목하고 이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 21세기는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인재를 배출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식 창출의 원천으로서 대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학은 높은 전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 혁신을 통해 미래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교육부는 ‘고등교육의 질 제고’ 등을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그 여건과 특성에 맞는 중장기 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학사, 재정·회계, 대학 운영 전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공공성과 자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다학기제, 유연학기제 등을 도입하여 학사 운영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융·복합 교육과정 및 교육환경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학 재정지원 사업은 대학의 기본역량을 높이고, 전략적 특성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 교육, 산학협력 등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대학의 자율성과 재정 투자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할 예정이다. 내년 기본계획이 발표될 대학 특성화 후속 사업의 경우, 미래 유망 분야와 지역사회 수요에 기반을 둔 강점 분야 등에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고, 교수·학습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 시대가 분업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회 구성원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는 상호협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 대학 구성원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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