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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국정원 수사때 인권 철저 보장하라” 이례적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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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국정원 수사때 인권 철저 보장하라” 이례적 지시

김윤수기자 입력 2017-11-09 03:00수정 2017-11-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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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 침통… 검찰 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진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의 유족과 지인들이 8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영정 사진과 관을 운구차량으로 옮기고 있다(왼쪽 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날 오전 침통한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가정보원에) 파견 갔던 검사가 무슨 죄가 있느냐.”

8일 오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사법연수원 23기)의 빈소에서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휴가를 내고 빈소를 찾은 동료 검사들과 변 검사의 지인들은 영정에 마지막 인사를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변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는 “내 마음 편하자고 찾아왔는데”라며 침통해했다. 이날 낮 12시 15분 열린 발인식에는 조은석 서울고검장(52·19기) 등 검찰 관계자와 지인 등 40여 명이 참석해 변 검사가 떠나는 길을 함께했다.

중학교 2학년인 변 검사의 막내딸이 아버지의 영정을 들고 운구 행렬 맨 앞에 섰다. 변 검사의 부인과 모친, 큰아들이 그 뒤를 따랐다. 두 남매는 운구차로 걸음을 옮기는 내내 울먹였다. 변 검사의 모친은 운구 차량에 탑승했다가 “할 말이 있다”며 차에서 내렸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억울하다. 죄 없는 애를 왜 죽이냐.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울부짖었다.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변 검사의 딸은 “우리 아빠 어떻게 해”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변 검사의 부인과 아들은 울다가 지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국정원 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7·23기)과 박찬호 2차장검사(51·26기), 수사팀 소속 부장검사들은 변 검사의 빈소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윤 지검장은 변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가까운 사이였던 까닭에 처음에는 빈소를 찾아가 조문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까운 검찰 간부 및 지인들과 상의한 뒤 조문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문을 하려는 뜻과 달리 유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됐다. 수사 책임자의 조문이 수사의 공정성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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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윤 지검장과 주례 면담에서 “국정원 관련 수사에 대해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수사팀도 이 같은 문 총장의 지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아무리 사안이 중해도 수사 대상자에 대해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관련 수사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변 검사의 사망 이후 검찰 안팎에서 인권 침해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변 검사 유족은 “왜 오전 7시에 압수수색을 하느냐. 잠옷 차림인 아이들 앞에서 그러는 건 이해가 안 간다. 횡령하거나 돈을 받은 것도 아니지 않으냐”며 검찰이 ‘망신 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변 검사는 수사팀이 구속영장에 첨부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에 “변 검사가 지난달 30일 숨진 국정원 정치호 변호사를 회유하려고 했다”는 내용을 넣은 데 대해 억울해했다고 한다. 그는 “정 변호사를 위로하려고 전화를 건 일까지 회유라고 곡해를 한다”고 답답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변 검사와 같은 혐의로 구속된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43·사법연수원 30기)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방송 시사 토크 프로그램 출연자의 발언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출연자는 “검사가 왜 증거 조작을 했겠느냐”는 질문에 “출세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이 검사는 영장심사에서 큰 모욕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
#국정원 수사#인권#변창훈#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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