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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깜짝방문 안개에 막혔지만… “한미동맹 굳건” 北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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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깜짝방문 안개에 막혔지만… “한미동맹 굳건” 北에 메시지

유근형기자 , 조건희기자 입력 2017-11-09 03:00수정 2018-01-08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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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DMZ 함께 보러 갑시다”… 文대통령, 단독정상회담서 제안
문재인 대통령, 안개로 인근부대 착륙… 차량으로 이동해 트럼프 기다려
트럼프, 1.6km 남기고 용산 회항… 날씨 좋아지기 기다리다 결국 포기
사상 첫 한미정상 동반방문 무산
“다음엔 꼭 가고 싶다” 아쉬움 표해
8일 오전 7시경, 청와대 경내. 문재인 대통령과 일행을 태운 헬기가 이륙했다. 목적지는 경기 파주시 인근 비무장지대(DMZ).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함께 DMZ를 방문하기로 전격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인 ‘마린원’으로 따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DMZ 인근 지역에 다다르기 전 안개가 짙어 더 이상 비행하지 못하고 인근 부대에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착륙 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참모진은 노상(路上) 긴급회의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날씨 때문에 오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가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문 대통령 일행은 헬기에서 내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준비해둔 관용차 편으로 DMZ로 이동해 오전 9시까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기다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린원을 타고 오전 7시 43분경 용산 미군 기지를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을 태운 VH-60Ns 기종의 마린원 2대는 물론이고 수행원과 취재진, 경호 인력을 태운 치누크 헬기 3대가 동원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일행은 약 18분을 날아가 목적지로부터 5분 이내 거리까지 도달했지만 악천후를 만나 기수를 용산으로 되돌려야 했다. 주변 헬기를 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낀 악천후가 원인이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일행은 DMZ 인근 1마일(약 1.6km)까지 접근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군과 비밀경호국은 착륙하는 게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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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을 단념하지 않고 전용차량인 ‘캐딜락원’에서 1시간 가까이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다 오전 9시경 최종 방문을 포기했다. 국회 연설, 중국 방문 등 차후 일정을 고려해서다.

박수현 대변인은 청와대로 돌아온 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10분 간격으로 3, 4번 전화를 해 현지 날씨가 어떤지 묻는 등 DMZ 방문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파주 인근은 안개와 황사가 겹쳐 시정(視程·목표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거리)이 0.87km에 불과했다. 전날 같은 시간대(18.48km)의 20분의 1 수준이다. 전날 밤 중부지방에 비가 내려 공기가 습한 상태에서 기압골의 영향으로 찬 공기가 유입됐고 8일 아침 기온이 10.5도까지 내려가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응결해 안개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불어온 황사로 미세먼지(PM10) 농도가 m³당 118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 분의 1g)으로 ‘나쁨’ 수준이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계(視界)가 25m밖에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 갔더라도 제대로 북한 지역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DMZ 방문은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계획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DMZ 상황을 직접 살펴보는 게 대북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문 대통령은 전날 단독 정상회담에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DMZ 상황을 보는 게 좋겠다. 나도 동행하겠다”고 하면서 방문이 성사됐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DMZ 방문 불발에 대해 “한미 정상이 DMZ에 가려 했다는 사안의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 이 자체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의 사전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온 이틀 간 좋았다. 오늘 아침에 DMZ에 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음에 꼭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미국 대통령 단독으로 DMZ를 찾은 것은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14일), 빌 클린턴(1993년 7월 11일), 조지 W 부시(2002년 2월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2012년 3월 25일) 등 네 차례다. 하지만 한미 정상이 함께 방문한 적은 없다.

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dmz#안개#트럼프#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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