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스키핑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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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과 세번째 정상회담… ‘코리아 패싱’ 논란 일축
양국 정상 “북핵 평화적 해결… 美전략무기 한국 도입”
탄두중량 제한 완전 해제-FTA개정 신속 협의 추진
트럼프, 8일 국회연설 앞두고 “흥미로운 하루 될것”

대북 공조 과시 7일 오후 청와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를 툭툭 치며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5분간의 단독 정상회담, 그리고 30분간의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등 양국의 협력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북 공조 과시 7일 오후 청와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를 툭툭 치며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5분간의 단독 정상회담, 그리고 30분간의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등 양국의 협력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북핵 위기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평택시의 주한미군 본부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파격적인 의전으로 1992년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이어 25년 만에 국빈으로 방한한 미 대통령에게 최상의 예우를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서 25분간 단독 정상회담과 30분간의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북한 독재자가 수백만 명의 무고한 인명을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책임 있는 모든 국가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종식을 위한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전방위적인 능력을 사용할 채비를 갖췄다. 필요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 군사옵션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한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there will be no skipping South Korea)”이라며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또 한미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조속히 나오도록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반도 주변에) 3척의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배치돼 있지만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길 기대한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 우리와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북한 주민과 전 세계 시민에게 좋다”고 했다. 김정은의 핵 위협을 두고 한때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와 같은 자극적 단어를 쏟아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절제된 어조라는 평가다.

한미 정상은 아울러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년 개정 미사일 협정을 채택했다. 또 첨단 정찰자산과 핵 추진 잠수함 등 미국의 첨단 전략무기의 한국 도입 및 기술 개발에 대한 실무 협의를 즉각 시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구입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한국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에 합의한 첨단 감시정찰자산은 미국의 조인트스타스(JSTARS) 지상감시 전략정찰기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실무협의의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이 아니었다”며 한미 FTA 개정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연설을 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 국빈 만찬에서 “우리는 내일(8일) 여러 면에서 흥미진진한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다들 무슨 얘긴지 알게 될 것이다”며 ‘깜짝 발표’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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