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합격자 55명… 사시, 54년만에 ‘아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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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로스쿨제도로 완전대체

법무부는 7일 59회 사법시험 합격자 55명을 발표했다. 올해 2차 시험을 통과해 3차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모두 합격했다.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33.36세로 지난해(31.82세)보다 약 1.5세 높아졌다. 남성과 여성 합격자는 각각 30명(54.55%), 25명(45.45%)이다.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한양대가 각각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수석 합격자 이혜경 씨(37·여)는 사시 2차 시험만 8번을 치렀다. 그야말로 ‘7전 8기’의 도전이었다. 단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했다. 2014년 사법시험 2차 시험에서만 6번째 낙방한 뒤 법학적성시험(LEET) 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이 씨의 ‘스펙’을 들은 학원 관계자는 서울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 씨는 “제가 마지막 사시 합격자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국사학과 3학년 이승우 씨(21)는 마지막 사시 최연소 합격자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 씨는 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16세이던 2012년 서울대에 입학했다. 이 씨는 “최소한 법을 모른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고령 합격자에는 박종현 씨(45)가 이름을 올렸다. 10년 넘는 준비 기간 끝에 합격한 박 씨는 “오랜 준비 기간 동안 세상에서 잊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외로움이 컸다”고 했다.

사법시험은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1963년 제1회 시험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2만766명이 사시를 통해 법조인이 됐다. ‘인재 등용문’으로 불리며 수많은 성공 신화를 낳았던 사시 제도지만 로스쿨 제도로 대체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로스쿨제도#사시#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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