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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급자족’… 2030년 유럽 재생에너지 비율 45%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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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급자족’… 2030년 유럽 재생에너지 비율 45% 눈앞

이미지기자 입력 2017-10-26 03:00수정 2017-10-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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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재생에너지 정책 현장을 가다
태양열과 지열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 재활용할 수 있는 벨기에 브뤼셀 환경보호국 건물. 브뤼셀=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나같이 더위를 타는 사람은 조금 괴롭지만 괜찮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환경보호국 건물에서 근무하는 쥘리앵 도뇌 씨의 말이다. 10월 벨기에 날씨는 한국 초겨울과 비슷하다. 하지만 6일 방문한 지상 7층, 지하 1층 건물 안은 난방을 돌리지 않아도 땀이 흐를 만큼 더웠다. 비결은 자연의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한 설계. 외벽을 유리와 단열재로 둘렀을 뿐 아니라 지붕엔 태양광 패널, 바닥엔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설을 갖춰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재활용하고 있다.

유럽의 건축물에서 이런 재생에너지 시설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19년부터 모든 공공기관 건물, 2021년부터 모든 일반 건물에 ‘제로 에너지 빌딩 기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로 에너지 빌딩이란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생산하는 에너지(+)의 최종 합이 0(제로)이 되는 건물로, 재생에너지 시설을 구비한 곳이다.

○ 재생에너지 비율 29%

유럽연합은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가 기후변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에너지원을 다변화해 유럽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20년까지 유럽연합 회원국은 총 최종에너지소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이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환경청 제공
한국은 최근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신에너지+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2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같은 해 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만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이미 지난해 29%를 넘어섰다. 발전뿐만 아니라 수송·냉난방을 포함해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율도 2020년 20%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EU집행위원회 기후변화·에너지 정책 담당자에게 “EU는 어떻게 각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있느냐”고 묻자 흥미로운 답이 돌아왔다. “각 회원국의 에너지믹스(발전 종류별 비율)는 각자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고 우리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EU는 각국에 재생에너지 비율 목표치를 주긴 하지만 나라별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스웨덴과 네덜란드의 총 최종 에너지 소비량 대비 재생에너지 비율은 2020년 목표치가 각각 49% 대 14%로 3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그 대신 EU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다양한 지원을 펼쳐 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자들이 알아서 시장에 들어오게끔 유인책을 펴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사람에겐 대출·면세·감세 혜택을 주고 어느 정도의 투자 이익을 정부가 보전해준다. 정부가 일정 기간 에너지 생산 가격을 지원해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와 에너지 공급자들에게 일정 비율은 반드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도록 하는 쿼터제는 한국도 벤치마킹한 사례들이다. 개인 단위 발전의 경우에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면세 혜택을 준다거나 생산한 전력이 남으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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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건물에 재생에너지 시설을 의무화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기술, 바이오 디젤 같은 새로운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등 전방위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주EU·벨기에 대사관에서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최지영 상무관은 “현재 EU 발전투자의 85%가 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돼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유럽이 적극적인 이유는 재생에너지가 유럽의 에너지 안보는 물론이고 기후변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발전은 산업·수송과 함께 EU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다. EU는 친환경 발전정책으로 2007∼2020년 유럽 전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600만∼900만 t 줄일 계획이다.

○ 전기 소비자에서 ‘생산 소비자’로

이런 필요성과 적극적 지원이 만나면서 유럽의 에너지 생산 시스템은 큰 발전소가 일방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중앙집중적 방식에서 필요한 지역과 건물이 각자의 전기를 생산하고 교환하는 분산형·상향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필요한 전기를 개인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이른바 에너지 프로슈머(생산소비자)들이다.

독일의 재생에너지협동조합은 이런 에너지 프로슈머의 우수 사례로 꼽힌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기준 831개 에너지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약 18만 명이 시민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평균 최소 출자금은 50유로(약 6만7000원)로 문턱이 낮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조합이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님비(지역이기주의)로 인한 갈등을 줄이고 지역주민이 직접 발전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미약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시작되고 있다. 경기 안산시가 대표적이다. 2012년 설립된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태양광발전소 8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시내 개인주택과 아파트 1185가구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했다. 2030년까지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안산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율은 9.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노력은 지자체의 각개전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종합지원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도 점차 분산형 에너지 생산구조로 가야 한다”며 “유럽의 선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뤼셀=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재생에너지#벨기에 브뤼셀 환경보호국#eu 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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