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없애긴커녕 세금인상 들먹… 투자매력 점점 잃어가는 코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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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제조업 투자 5년來 최저
올해 들어 외국계은행 3곳 철수… “노사문제 등 기업하기 어려워”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갈수록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투자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도권 규제 등 기업들이 원하는 이른바 ‘덩어리 규제 혁파’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활용 제한 등이 추진되면서 갈수록 기업 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중요 지표 곳곳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 감소가 문제다. 도착금액 기준으로 1∼3분기에 2014년과 2015년 각각 40억 달러를 넘었던 제조업 투자는 올해 들어 20억3300만 달러로 반 토막이 났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화학공업,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조업 투자는 정부의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2012년 일본 쇼와셸과 다이요오일은 한국의 GS칼텍스와 손잡고 1조 원 규모로 전남 여수시에 공장을 짓기로 투자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입지 규제와 공정거래법 규제 등으로 공사 시작 시기를 놓쳐 지금까지 시장상황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고질적인 규제 탓에 진행하려던 대규모 투자가 답보상태로 내몰린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올 들어서만 골드만삭스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방코빌바오비스카야아르헨타리아(BBVA) 등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 3곳이 금융위원회에서 폐쇄 인가를 받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골드만삭스와 RBS, BBVA는 각각 139억 원, 240억 원, 7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이유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역내 투자를 강화해 전 세계적으로 투자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기업 환경이 나빠진 점을 꼽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달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37개 국가 중 노사 간 협력(130위), 정리해고 비용(112위), 고용 및 해고 관행(88위) 등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노사문제, 인건비, 법인세 등 어느 하나 기업 활동을 하기에 좋은 여건이 없는 데다 북핵 위협 등도 커지면서 한국 투자에 대한 매력이 점점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건혁 기자
#외국인투자#직접투자#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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