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목조불상서 국보급 고려 불경 29책 발견…역사적 가치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6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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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해인사 원당암에 있는 15세기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 고려 후기에 제작된 불경 29책이 발견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를 조사한 결과 고려 우왕 1년(1375년)에 인출(印出)한 서적 ‘성불수구대다라니’와 고려대장경으로 찍은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성불수구대다라니는 소매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책인 수진본(袖珍本)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독특한 형식의 변상도(變相圖,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가 실려 있고, 간행 기록이 분명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발견된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은 당대 고려대장경 경판으로 직접 찍은 불경이어서 문헌사적인 의미가 크다고 조계종 측은 설명했다. 1694년 해인사 승려 숭열(崇悅), 종안(宗眼) 등이 불상을 중수했다는 발원문도 발견됐다.

조계종은 이번 조사에서 목조아미타불좌상과 함께 삼존불(三尊佛)을 이루는 좌우의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을 X레이로 촬영해 분석했다. 지장보살입상에서는 금속장식이 있는 족자형 사경(寫經·손으로 베껴 쓴 경전)이 발견됐다. 족자형 사경은 일본에 있는 고려의 사경인 ‘불설대길상다라니경’ 이후 처음 나온 사례다. 관음보살입상에는 종이 뭉치와 경전 사이에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책인 절첩본(折帖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윤 조계종 문화재팀장은 “원당암 불상들은 1490년 해인사 법보전과 대광명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상에 들어간 은제 후령통(候鈴筒·복장 유물을 넣는 통)과 유사한 형태라는 점에서 1490~1500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문화재청에 원당암 삼존불과 전적(典籍)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으며 보존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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