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압축공기’로 빵 제조…전혜숙 의원 “발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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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6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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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동아일보DB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동아일보DB
모 식품제조업체가 제빵 과정에서 오염된 ‘압축공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것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압축공기 필터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인 활성탄은 암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유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16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압축공기 필터에 활성탄이 잔뜩 끼어있어 빵도 오염됐을 것. 다만 우리나라에는 관련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HACCP 인증을 받은 모 대기업의 제조공장을 직접 방문해 상황을 파착했다는 전 의원은 “정작 현장에 가보니, 압축공기가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다”며 “우리가 ‘빵 만드는 과정, 포장 과정이 위생적이냐’ 등 이런 기준은 만들었는데, 정작 이 과정에서 사용된 압축공기에 대한 위생기준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구워진 빵을 한 쪽으로 정열하거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빵 부스러기 등을 청소하는 데 쓰이는 ‘에어건’에서 나오는 것이 압축공기다. 이러한 과정에서 압축공기가 가공된 식품에 거의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소비자가 섭취할 시 건강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이번 식품제조업체 방문 당시) 압축공기 필터를 열려고 하니까 공장라인 전체를 멈추지 않으면 그 필터를 열 수가 없었다”며 “그 정도로 압축공기가 생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압축공기 필터가) 너무 새카맣고 수분도 많고, 곰팡이도 붙어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또한 “압축공기를 만드는 콤프레셔(압축기)에서 오일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오일이 압축공기에 섞여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유해한 활성탄을 걸러주는 또 다른 필터까지 망가져 있었다”며 제조 시설의 오염된 환경을 지적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공장 설비 담당자 말로는 3년전 쯤에 필터를 교체했는데, 그 뒤로는 언제 교체했는지 모른다고 했다“며 “필터를 언제 교체했는지 대장도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에 따르면 압축공기 필터는 최소 한 달에 한번 주기로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6개월~1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전 의원은 “유럽의 경우 압축공기 안에 먼지, 수분함유량, 오일 등을 세분화해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유럽과 달리 압축공기 관련 기준조차 없는 우리나라의 위생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이어 “(식품제조업체) 관계자들도 이 부분이 없으니까 ‘이것은 위법한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위생을) 자랑하는 대기업조차 이런 문제가 있다면, 영세한 기업은 오죽하겠느냐”며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압축공기로 인해 국민들이 깨끗한 빵을 드시지 못하는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기준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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