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포기한 육상, 재도전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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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주국제마라톤]마스터스 남자부 우승 문삼성씨… 국내 엘리트부문 20위 해당 기록… 여자부 홍서린씨 두번째 트로피

올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 처음 출전해 곧바로 마스터스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던 문삼성 씨(25)가 15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에서도 1위(2시간33분32초)에 올랐다. 이번 대회 그의 기록은 국내 엘리트 남자부 20위에 해당한다. 익숙한 얼굴이 번갈아 가며 우승하는 마스터스 마라톤계에서 그는 ‘새 얼굴’로 등장했다.

사실 문 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촉망받던 장거리 유망주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한 문 씨는 육상 명문 배문고를 거쳐 2011년 체육특기생으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3월이 끝나기도 전에 운동을 그만뒀다. 원인 모를 무릎 통증에 시달리면서 강훈련을 받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문 씨는 본격적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곧바로 군대에 갔다.

전액 장학금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에 문 씨는 복학 후 등록금을 직접 마련해야 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였다. 문 씨는 2015년부터는 방선희 아카데미에서 마라톤 코치로 일하며 학비를 보탰다. ‘억지로’ 할 때는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회원분들 뛰시는 걸 보니 저도 마음속에 엔도르핀이 돌더라고요. 또 마라톤을 가르치는 사람인데도 직접 뛰어본 적은 없었으니 한번 느껴보려고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고교 시절까지는 5000m, 1만 m만 뛰어봤기에 문 씨에게도 42.195km의 마라톤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1만 m와는 다른 세상이더라고요. 비교 대상이 아니에요. 너무 힘들어요(웃음).”

아직 학생이라 낮에는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 틈틈이 개인 트레이닝을 하다 보니 훈련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진 못하다. 하지만 ‘좋아서’ 하기 시작한 운동은 문 씨가 다시 한 번 엘리트 선수를 꿈꾸게 만들었다. 그는 “엘리트 부문에서 우승해서 도쿄 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2시간49분37초를 기록한 홍서린 씨(38)가 이 대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교통 통제에 협조해 주신 경주시민과 서울시민께 감사드립니다.
 
 
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마스터스 남자부 우승 문삼성#홍서린#2017 경주국제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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