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미묘하게 변하는 커피 맛의 과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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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커피 한 잔/래니 킹스턴 지음·신소희 옮김/192쪽·1만4000원·벤치워머스

377잔.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다. 2012년 288잔이던 것에 비해 100잔 가까이 증가해 지금은 매일매일 1잔 이상씩 커피를 마신다는 얘기다. 덩달아 서점가에는 커피 관련 각종 책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접근법은 독특하다. 커피에 녹아있는 과학적 원리에 주목한다.

커피의 시작인 원두부터 보자. 산미가 뛰어난 아라비카와 향은 다소 투박하지만 크레마(커피 위에 생기는 갈색 크림)를 풍부하게 하는 카네포라 종이다. 하지만 같은 종의 원두라도 생산지의 고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해발 1525m 이상 초고지대의 원두에선 과일향과 꽃향기가 나고,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해발 800∼900m에선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난다. 고도에 따른 온도차가 원두의 성숙 과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원두가 재배된 후 거치게 되는 로스팅, 그라인딩(분쇄), 추출 등에 의해 달라지는 커피 맛의 세계가 단계별로 풍부하게 제시된다.

실용적인 정보 역시 가득하다. 커피와 어울리는 물은 미네랄 농도가 50∼150ppm인 생수가 적합하고, 물 온도는 91∼95도가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한다. 핸드드립, 모카포트, 에스프레소 머신 등 기구별로 직접 커피를 만드는 매뉴얼도 함께 소개돼 있다.

여러 논문과 연구 자료를 재가공해 만든 도표와 다이어그램, 일러스트 등이 다양하게 수록된 책의 구석구석을 읽다 보면 마치 ‘커피학’ 교과서를 읽는 느낌마저 받는다. 매일 마시는 커피에 풍부한 깊이를 더해 주는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완벽한 커피 한 잔#래니 킹스턴#신소희#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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