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프리미엄 아파트 경쟁 대형건설사, 공공주택 하자건수도 상위권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2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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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율 높은 20개 업체에 대형 건설사들 줄줄이 포함
“브랜드 안드러나 품질관리 소홀”

민간주택 분야에서 최고급 마감재와 편의시설을 앞세워 프리미엄 경쟁에 나서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정작 공공주택을 시공할 때는 품질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를 분석해 1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아파트 한 채당 하자건수가 높은 상위 20개 업체에 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다수 포함됐다.

한 채당 하자건수는 대창기업이 0.57로 가장 높았고 현대산업개발(0.43), 한진중공업(0.36), 동부건설(0.32), 대우산업개발(0.28), 현대엔지니어링(0.26), 현대아산(0.24), 한화건설(0.21) 등 순이었다. ‘아이파크, 센트레빌, 힐스테이트, 꿈에그린’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민간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분야에서는 하자율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강 의원은 “각종 주택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정작 자사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공공주택 품질관리에는 소홀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가장 큰 적은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인데 상위권 건설사들이 책임감을 갖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단지의 입지와 주변시세에 따라 아파트 품질을 5~10단계로 나눈 뒤 재료를 차등적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며 “LH 이름으로 분양되는 공공주택 등에는 가장 낮은 등급을 적용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공공주택을 관리하는 LH의 허점도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 의원에 따르면 LH가 공공주택 하자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5년부터다. 그 이전에는 입주자들의 하자 신고내역을 수기로 기록해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LH가 공공주택 건설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의 하자율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품질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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