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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한국어에 빠진 태국, 제대로 가르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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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한국어에 빠진 태국, 제대로 가르쳐야죠”

김하경기자 입력 2017-10-12 03:00수정 2017-10-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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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중고교 교과서 낸 윤소영 원장 “6권 다 배우면 수준급 실력 될 것”
윤소영 태국 한국교육원장(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1월 방콕의 한국교육원 강의실에서 부산대 입학 설명회를 마치고 부산대 직원들과 태국의 수학과학영재고인 마히돈위따야누손고 교사 및 학생과 함께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윤소영 원장 제공
한글날인 9일 태국에서 중고교생용 한국어 교과서가 공식 발간됐다. 2008년 한국어가 태국 중고교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된 지 9년 만이다. 한국어는 태국에서 17개 제2외국어과목 중 학생들이 네 번째로 많이 배우는 언어다. 한국어 교과서는 이번 발간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모두 6권의 교과서가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번 한국어 교과서 제작을 주도한 윤소영 태국 한국교육원장(46·여)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한국어 공식 교과서가 없다 보니 중고교 때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운 학생의 한국어 수준은 천차만별이었고 한국어 전공생들은 대개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정도밖에 못 따는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공식 교과서가 발간되면 원하는 태국 학생은 더 수준 높은 교재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까지 발간되는 6권의 한국어 교과서를 다 배우면 TOPIK 2급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1500∼2000개의 어휘를 이용해 사적이고 친숙한 주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태국인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한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한국어를 주로 드라마와 케이팝으로 접하다 보니 속어가 더 많이 알려졌다. 윤 원장은 태국에서 ‘맛있고 개좋아’라는 이름의 컵라면이 출시된 걸 예로 꼽았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정말·진짜’ 등을 뜻하는 접두어 ‘개-’가 그대로 제품 이름에 사용됐다. 윤 원장은 “그동안 태국 현지에서 한국어과를 졸업한 사람들도 시제나 어미 등 정확한 표현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태국 한국교육원의 2대 원장이다. 그는 미국 시카고나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태국을 선택한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태국인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수요가 있어야 새로운 협력 사업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세상을 떠난 김광조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김 전 차관보는 태국에 대해 ‘가능성이 많은 국가’라며 추천했다고 한다. 재외국민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다른 한국교육원과는 달리 태국 한국교육원은 태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윤 원장이 태국 현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국인 한국어 교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호소는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재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가 태국에 가 한국어 교과서 발간을 1순위 사업으로 꼽아 진행한 이유다. 그동안 태국에서 쓰인 한국어 교재는 한국어 교사나 강사들이 한국 대학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만든 교재, 중국인이나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재 등을 짜깁기해 만들어왔다. 중고생의 눈높이에도, 태국 문화에도 맞추기 어려웠다.

임기가 5개월 남은 윤 원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로 한국어 교사 연수시스템 정착을 꼽았다. 그는 또 태국의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까지도 한국어를 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넓힌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한글날#태국 한국어 교과서#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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