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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김창길]새로운 헌법에 농업-농촌의 가치 포함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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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김창길]새로운 헌법에 농업-농촌의 가치 포함시키자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입력 2017-10-12 03:00수정 2017-10-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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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산업화가 급격하게 추진되면서 많은 이들이 농촌을 떠났다. 농업과 농촌은 우리의 가슴과 머릿속 추억의 사진으로 남아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국제적인 농업환경은 급변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이 진행되면서 일대 변혁기를 맞아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폈고, 농업인들도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우리 농업은 현재 장기 성장 정체에 빠져 있다. 고령화와 공동화로 존폐 자체를 우려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축 질병과 식품 안전, 농촌으로 확산되는 난개발 등 산적한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우리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스위스는 참고할 만한 헌법을 제정한 국가다. 국토가 작고 경지 면적이 부족한 산악국가인 스위스는 오랫동안 식량 부족 국가였다. 하지만 연방헌법 104조가 스위스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이제는 농가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가계 소득과 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식량 자급률도 60% 수준에 이르렀다. 더불어 농업을 통해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로 각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104조는 농업의 역할을 식량 공급 보장, 천연자원의 보전과 농촌지역 경관 유지, 농촌지역의 분산적 인구 정착 유지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농민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국가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고, 농업이 창출하는 공익적 편익을 국가가 보상하도록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촌과 관련된 내용은 헌법 제121조에 명시된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의 폐지 여부에 국한되어 있다. 농업·농촌·먹을거리와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포함하지 못해 아쉽다. 개헌 논의에 미래 농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헌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논의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30년 동안 급격하게 변하였기 때문에 시대상을 반영하여 농업·농촌의 다양한 역할을 헌법에 담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국민이 농업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돕고, 농업 지원의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공익·다원적 가치 기능을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농업계에 많다. 스위스 연방헌법은 좋은 참고 사례다.

향후 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다원적 기능이 더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업은 국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농촌은 국민의 참 편하고 좋은 쉼터·일터·삶터가 되는 우리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산업화#새 헌법#자유무역협정#fta#농업#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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