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차대전 이끌 우려”… 옛 측근의 일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공화당 소속 코커 상원외교위원장, 언론 인터뷰서 ‘무모한 위협’ 비판
양측 트위터에서도 한바탕 설전
트럼프 “코커, 재선 지지 구걸”… 코커 “백악관이 성인 탁아소로”

최근 유엔 총회 연설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거친 설전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워싱턴 정가의 중진급 인사와 맞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전 상대는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코커 의원(테네시주).

코커 위원장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부동산 사업가 출신이고, 지난해 대선 때도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시위, 북한 문제 대응, 감세안 등을 놓고 코커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둘 사이가 멀어졌다.

코커 위원장은 8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튀는 언행’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수습생·트럼프 대통령이 출연했던 프로그램)’를 진행하는 것처럼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들을 무모하게 위협하는 것은 “제3차 대전으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 등에서 북한과 이란에 대해 “김정은은 로켓맨이다” “완전히 파괴하겠다” “불량국가다” 식의 원색적인 단어를 써가며 비난해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코커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NYT 보도가 있기 전에도 각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코커 의원은 나에게 재선을 지지해 달라고 ‘구걸’했지만 나는 ‘싫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탈락했고, 국무장관도 하고 싶어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이 자신이 소속된 당 중진 의원을 개인적으로 있었던 일까지 거론해 가며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건 심했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대해 코커 위원장도 트위터에서 “백악관이 성인 탁아소처럼 바뀐 건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꼬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왜 사실이 아닌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지 모르겠다. (그의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트럼프#코커#3차대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