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진 때 최대 1500만명 단수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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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상수도 63% 내진 설계 안돼
국민 3분의 1 이용… 대책 마련 필요

국민 10명 중 3명은 내진 설계가 안 된 상수도로 물을 공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최대 1500만 명이 단수 위험에 놓인 셈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9일 환경부로부터 ‘상수도시설 내진 현황’(올해 9월 기준)을 받아 분석한 결과 지방 상수도 시설 5045개 중 62.9%에 이르는 3174개는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았다. 지방 상수도는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다.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시설로 물을 공급받고 있는 인구는 총 1501만 명으로 국내 인구(올해 8월 기준 5175만 명)의 29%로 집계됐다. 전국에 지진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30%에 이르는 국민이 단수 피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용수 공급이 끊겨 주민 1500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 지진 때는 71건의 상수도 파손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1201만 명에게 공급되는 광역 상수도 48개는 모두 내진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 상수도란 2개 이상의 지자체에 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설치와 운영을 맡고 있다.

광역자치단체별 단수 위험 인구 비율은 대구(217만 명)가 86%로 가장 높았고 제주(53만 명·80.7%), 강원(99만 명·71.4%) 순이었다. 서울은 121개 상수도 시설 모두 내진 설계가 적용됐다. 송 의원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데도 지진 대비가 안 된 상수도 시설이 많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진#내진 설계#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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