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죽음 막아라”… 부산시, 고독사 예방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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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석달간 ‘나홀로 죽음’ 26건 발생… 부산시, 전국 첫 고독사 지원팀 신설
홀몸 어르신 친구맺기-안부전화 등 지자체들, 다각적인 종합대책 마련

부산 금정구 남산동 행정복지센터와 사회보장협의체 회원이 지난달 남산동 일대를 걸으며 고독사 예방을 위한 ‘다 함께 행복한 동네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금정구 제공
부산 금정구 남산동 행정복지센터와 사회보장협의체 회원이 지난달 남산동 일대를 걸으며 고독사 예방을 위한 ‘다 함께 행복한 동네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금정구 제공
# 부산 서구는 7월부터 ‘홀몸어르신 친구 맺기-아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띠는 친구의 옛말. 아띠사업은 홀몸어르신이 정기적인 만남과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서로 친구관계를 맺고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 동별로 6∼8명씩 총 20명의 어른이 참여해 매월 넷째 수요일 ‘아띠매니저’인 협의체 위원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7, 8월에는 부산전통문화체험관에서 다도 및 떡 만들기 체험행사를 가졌다. 박대호 위원장은 “어르신이 서로 궁금해하면서 다음 행사를 기대할 정도로 ‘고독사’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 동구는 최근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장년층 1인 가구 4500명에게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로 안부를 묻는 ‘KT 비즈세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주 3∼5회 정해진 시간에 연락을 한 뒤 전화를 받지 않거나 문자메시지 답이 없으면 맞춤형 복지팀원이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부산시와 각 기초단체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부산에서는 최근 3개월 동안 ‘나 홀로 죽음’을 맞이한 사례가 26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5%(22명) 정도가 남성이고 40, 50대 중장년층 고독사 비율이 46%(12명)에 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부산생명의전화, 부산시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연대, 정명희 부산시의원이 부산시의회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포럼의 ‘6∼8월 부산지역 고독사 현황 기초분석 자료’에서 나왔다. 연령별로는 40대 4명, 50대 8명, 60∼64세 5명, 65∼70세 5명, 71세 이상 4명으로 나타났다. 건강 상태별로는 88.4%인 23명이 지병이 있었고 술과 관련된 고독사는 61.5%인 16명으로 나타났다. 고독사의 상당수가 알코올 의존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부산시는 최근 고독사 예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 지역사회 보호체계 구축, 지역사회 인식개선 등 3개 방향에서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을 세웠다. 전국 처음으로 35∼49세 중년을 위한 지원업무와 고독사 예방 활동을 총괄하는 중년지원팀을 신설했다.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관련 실·국장과 연구기관장이 참여하는 고독사 예방 운영위원회도 조직했다.

또 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우울증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중장년 고독사 위험군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시니어순찰대’를 만들어 노인 1인 가구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마을건강센터를 현재 35곳에서 내년까지 50곳으로 늘리고 행정복지를 위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2019년까지 87곳으로 확대한다.

중구는 주민센터 직원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 구성된 ‘이웃 안녕 지킴이’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와 일대일로 결연해 매일 1회 이상 안부를 묻고 있다. 영도구는 복지틈틈살핌단 운영, 북구는 희망이음편지 사업, 해운대구는 우리 동네 벗바리 사업, 사하구는 생명수호대 운영, 금정구는 다 함께 돌자 동네 한바퀴, 기장군은 희망날개 우체통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덕 부산시 사회복지국장은 “고독사 문제는 예방대책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고독사 예방#홀몸어르신 친구 맺기#아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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