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금융위기때 큰 역할… 한미 계약 2010년 종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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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료 하루 앞둔 한중 통화스와프]한국의 통화스와프 체결 역사

한국은 20년 전 외환위기를 겪은 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과 적극적으로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어 왔다.

현재 세계 9위 수준인 한국의 외환보유액(3848억 달러)을 고려하면 통화스와프의 활용도는 과거보다 떨어진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도를 끌어올릴 수 있고, 체결 국가와 경제적 동맹 관계를 유지한다는 상징성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맺고 있는 통화스와프는 모두 5건이다. 이 중 한중일 및 아시아 국가들끼리 역내 금융 안정을 위해 맺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제외하면 중국과 맺은 56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가 글로벌 기축통화 대접을 받는 국가와 맺은 유일한 계약이다.

통화스와프는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유럽연합 유로화 등 기축통화와 맺어졌을 때 그 효과를 발휘한다. 1999년 한은과 일본 중앙은행이 맺은 50억 달러 규모의 단기 통화스와프도 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계약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통화스와프는 위기를 넘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한국이 미국의 ‘달러 우산’ 안에 들어간 셈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급락하던 원화 가치는 안정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약화된 2010년 한미 통화스와프는 종료됐다.

일본과 통화스와프는 한일 외교 관계에 따라 요동쳤다. 양국 중앙은행은 2001년 2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시작으로 규모를 키워 2011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늘렸다. 하지만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 사과 요구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자 일본은 통화스와프 축소를 경제 보복조치로 꺼내 들었다.

2015년 2월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양국은 통화스와프 계약을 다시 맺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일본이 올해 초 일본 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협상 중단을 선언했고,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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