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경질설 확산… 후임 폼페이오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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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매체 “트럼프를 ‘멍청이’로 불러
관계회복 불가… 측근들 교체 건의”

미국의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뒤 틸러슨 장관 경질설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후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6일(현지 시간) “틸러슨 장관이 7월 외교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멍청이’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뒤 둘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틸러슨 장관 교체 카드로 폼페이오 CIA 국장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폼페이오 국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축출은 물론이고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대북 강경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일 정보보고를 하며 껄끄러운 내용도 매끄럽게 전달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측근이라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4일 NBC방송은 틸러슨 장관이 7월 미 국방부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온 뒤 공개 석상에서 당시 외교 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당시 틸러슨 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으로 자진 사퇴까지 결심했으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조언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이 언론은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보도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NBC방송 보도를 즉각 부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날 트위터에 “틸러슨 장관은 전혀 사퇴 위협을 받지 않았고 NBC방송의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멍청이 보도’에 끓어오른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4일 예정됐던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 방문까지 취소하고 백악관에 남아 사태 수습에 진땀을 뺐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켈리 실장은 틸러슨 장관 때문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틸러슨 장관이 공직을 떠나면 내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설득했다. CNN은 “백악관의 혼란을 다잡으려 공직으로 돌아온 켈리 실장이 상사인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인 틸러슨 장관 사이에서 얼마나 버틸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틸러슨#경질설#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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