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진핑’서 ‘부패 6인방’으로… 쑨정차이, 당적-공직 모두 박탈 처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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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낙마뒤 두달반만에 조사 발표

‘포스트 시진핑(習近平)’으로 거론되던 쑨정차이(孫政才·54·사진)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지난달 29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각종 부패 혐의와 관련해 솽카이(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았다.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기율위)는 이날 “쑨 전 서기가 직권을 이용한 사적 이익 취득, 본인과 가족을 통한 거액의 뇌물 수수, 인사 비리, 조직 기밀 유출, 성 상납 등 당의 기율과 규정을 엄중히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비리로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궈보슝(郭伯雄)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같은 급의 ‘부패 6인방’으로 지목돼 회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기율위가 솽카이 처분 외에 쑨 전 서기의 범죄 혐의를 사법기관에 이관하기로 함에 따라 쑨 전 서기는 중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장기 수감될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 홍콩 매체들은 쑨 전 서기가 일대일로(一帶一路) 자금 10억 위안을 유용했으며, 홍콩에 내연녀와 사생아를 두고 있다는 소문을 전하기도 했다. 또 충칭의 핀테크 기업인 이짠푸(億贊普)와 유착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실제로 이짠푸의 주요 경영진들은 현재 모두 연락이 끊긴 상태여서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쑨 전 서기는 7월 14일 조사가 시작된 지 두 달 반 만에 솽카이 처분을 받았다. 앞서 보시라이 전 서기는 조사부터 솽카이 처분까지 6개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은 1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할 때 전례 없이 신속하게 신병 처리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이달 18일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순조로운 개최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쑨 전 서기는 동갑내기인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유력한 차기 지도자감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는 농업 전문가로 베이징(北京)시 요직과 농업부장, 지린(吉林)시 서기를 거쳐 49세 때인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최연소 정치국 위원이 됐다.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경우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주석이나 총리가 유력했었다.

중국 정치권에선 시 주석이 10년 임기가 끝나는 2022년을 넘어 집권을 연장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후임으로 지명하려고 유력 후계군인 쑨 전 서기를 제거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쑨 전 서기가 처벌되면서 충칭시가 선출한 19차 당대회 대표 43명 중 14명이 그의 측근으로 찍혀 대표 자격 취소 처분을 받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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