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추족’ 늘자 추석밥상 달라졌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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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바뀐 추석 풍경

‘나 홀로 추석을 즐기는 ‘혼추족’, 해외여행은 사상 최대….’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통계로 본 10년간 추석의 경제·사회상 변화’ 보고서에서 “소득 향상, 새로운 기술 등장, 인구구조와 사회적 인식 변화로 추석의 모습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2007년 94만9000원이던 추석 상여금은 이듬해 88만 원으로 줄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난 2012년 이후 계속 늘었다. 그러나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 비중은 2006년 71.1%에서 2013년 77.6%까지 높아졌지만 올해는 72.1%로 다시 줄었다.

지난 10년간 추석 성수품 가격은 소비자물가 상승률(25.8%)보다 크게 뛰었다. 지난해 농산물 가격은 2006년 추석과 비교하면 평균 40.7%, 축산물은 46.8%, 수산물은 54.6%가 비쌌다. 특히 배추값은 223.0%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들이 추석 선물 등을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대신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추석이 있던 2006년 10월에 비해 2016년 9월 기준 전체 소매 판매액 규모는 33.1% 늘어난 것에 비해 온라인 쇼핑은 324.5%가 급증했다. 백화점(5.7%)이나 슈퍼마켓(10.8%), 전문소매점(0.4%) 등의 판매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것과 대조적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명절을 혼자 지내는 사람도 급증했다. 2006년에는 4인 가구(26.3%)가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였지만 지난해엔 1인 가구(27.9%)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통업체들도 이들을 잡기 위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GS25는 올 추석을 앞두고 신제품 ‘추석반상 도시락’을 내놨다.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전과 양념갈비구이, 송편, 명태식해 등으로 구성해 다음 달 12일까지 판매한다. 추석을 혼자 보내는 사람을 위한 선물세트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문배주, 이강주 등 전통주를 125mL짜리 작은 병에 담은 ‘술방 미니어처 세트’를 선보였다.

추석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비중은 10년 새 3배가량(1.2%→3.1%)으로 늘었다. 11번가가 9월 30일∼10월 8일 항공권 판매 현황을 올해 7월 22∼30일과 비교한 결과 매출이 106% 높았다. 여름 성수기보다 더 많은 사람이 추석 때 해외로 나간다는 의미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변화하는 추석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가구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여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박은서 기자
#혼추족#추석#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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