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골프 위해… 맞대결 잘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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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챔피언십 최경주-양용은 1, 2라운드 동반은 14년 만에 처음
“우리 둘 다 후배들보다 세게 칠 것”

20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포토콜 행사에 참석한 최경주가 전시 차량에 오르자 양용은이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 두 선수는 21일 개막하는 이 대회 1, 2라운드에서 김형성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민수용 작가 제공
20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포토콜 행사에 참석한 최경주가 전시 차량에 오르자 양용은이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 두 선수는 21일 개막하는 이 대회 1, 2라운드에서 김형성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민수용 작가 제공
비슷하면서 다른 한국 골프 레전드 두 명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동행에 나선다.

최경주(47)와 양용은(45)은 2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개막하는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1, 2라운드를 같은 조로 치른다. 두 선수가 국내 무대에서 동반자가 된 것은 2003년 SK텔레콤오픈 4라운드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4언더파를 친 최경주가 연장전에서 신용진을 꺾고 우승했고, 이븐파를 기록한 양용은은 공동 4위로 마쳤다. 해외에서는 2012년 US오픈에서 같은 조가 된 적이 있을 뿐이다.

개막에 앞서 20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는 최경주와 양용은 등 7명의 프로가 참가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두 명에게 집중됐다. 최경주는 “팬들에게 나나 양 프로가 뭔가 다르다는 걸 잘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이 먹었다고 후배들보다 거리가 덜 나가는 건 아니다. 우리 둘 다 세게 칠 것이다”라며 웃었다. 양용은은 “같은 조를 예상했다. 남자 골프가 위기인데 팬, 스폰서,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두 선수는 닮은 데가 많다. 최경주는 전남 완도, 양용은은 제주에서 태어나 둘 다 섬이 고향이다. 역도 선수였던 최경주와, 보디빌딩을 하던 양용은은 20세가 다 돼 뒤늦게 골프를 독학으로 익혔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경로도 똑같다.

하지만 달변인 최경주가 뭐든 세밀하고 꼼꼼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면 양용은은 낙천적이고 임기응변에 강한 타입이다. 최경주는 국내에서 16승, PGA투어에서 8승을 올렸다. 양용은도 국내 3승 중 2승을 메이저 대회인 한국오픈 타이틀로 장식했고,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아시아 최초 메이저 챔피언이 되는 등 큰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양용은은 “최 프로님이 나보다 한 수 위다. 오랜 세월 꾸준히 장수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또 뭔가를 배우고 따라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강한 바람이 변수고 그린 굴곡이 심한 만큼 아이언 샷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경주가 이번에 3라운드에 진출하면 코리안투어 신기록인 30개 대회 연속 컷 통과도 달성한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최경주#양용은#제네시스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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