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관리 산업’ 해외진출 기회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계 120개 기관 참여 ‘아시아국제물주간’ 경주서 개막
수자원公 “댐 노하우 세계적 수준”… 캄보디아 메콩강 관리 등 큰 관심

물 문제를 다루는 아시아 최대규모 행사인 ‘제1회 아시아국제물주간(AIWW)’이 20일 경북 경주시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한국수자원공사, 경주시, 아시아물위원회(AWC)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나흘(20∼23일) 동안 세계 각국에서 1만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 물산업 기술을 세계무대에 알리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넓히는 장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 녹조·식수위생 등 당면과제 심층논의

20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전문가 200여 명이 모여 아시아 지역의 주요 물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물과 기후변화 △식수와 위생 △지속가능한 수자원관리 △물-에너지-식량 넥서스(결합) △수생태계 및 수변 등이 주요 의제로 선정됐다. AWC는 이 자리에서 나온 성과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내년 3월 브라질에서 열릴 ‘제8회 세계 물포럼’에 논의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수자원이 대체로 풍부함에도 강수 기복이 심해 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아시아권이 당면한 수자원 관리 이슈를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게 된 점이 이번 회의의 의미이자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녹조 등 환경문제를 다루는 세션들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예정된 녹조 관련 특별 회의에는 미국, 중국, 호주 등에서 성공적으로 녹조 문제를 해결한 ‘우수사례’들이 소개된다.

중국의 경우 정수를 거친 물에서도 악취가 날 정도로 심각한 녹조가 2007년 장쑤(江蘇)성 타이후(太湖)에서 발생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취수원을 호수 중심부로 옮기고 주변 공장 4000여 곳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대처한 사례가 유명하다. 당시 정책 수립을 이끌었던 난징대 교수진 등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 한국 물산업의 ‘해외진출 교두보’ 기대

세계 12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목적댐 건설 등을 통해 50여 년 동안 축적된 한국의 물 관리 노하우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게 수자원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21일 열릴 ‘물 프로젝트 포럼’ 행사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같은 국제개발은행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의 정부 부처들이 대거 참여한다. 아시아 지역의 ‘큰손’ 발주처가 한데 모이는 흔치 않은 자리인 셈이다.

이들 기관은 각국의 수자원 개발 잠재력과 앞으로의 발주 계획을 소개할 예정이다. 각국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개발 미팅을 가질 기회도 마련된다. 김진훈 수자원공사 해외사업본부 부장은 “방글라데시 다카의 상수도관망 개선 사업,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 통합물관리사업 발주계획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이번 행사에서 소개될 예정이어서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21일 출범될 ‘물산업 플랫폼 센터’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대기업인 ‘효성굿스프링스’, 39곳의 중소기업이 해외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수자원공사는 전국 댐 수면 등에 마련된 ‘테스트베드’를 통해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릴 기회를 제공하고, 앞으로 더 많은 회사를 이 플랫폼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물관리 산업#아시아국제물주간#해외진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