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110만명 해외로… 서울~제주 항공권도 동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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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평균 8.5일 휴무

직장인 정효진 씨(36·여)는 지난주 해외여행 항공편을 검색하다 아쉬움만 삼켰다. 프랑스 파리, 미국 하와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등 웬만한 여행지로 이달 30일 출발하는 항공편은 모두 마감됐기 때문이다. 국내라고 상황이 낫진 않았다. 서울∼제주 항공구간 티켓은 9월 30일∼10월 4일 모두 동났다.

정 씨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고 나니 휴가를 맞추기 어려운 가족들과 긴 여행을 떠날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 급하게 알아보고 있다. 해외든 국내든 하나라도 취소되는 티켓이 나오면 잡으려고 열심히 검색 중”이라고 했다.

전례가 없는 최장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여행 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9월 30일(토요일)부터 10월 9일(한글날)까지 10일간 연휴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각 기업과 금융시장도 장기 휴무 준비에 돌입했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전국 5인 이상 408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업들의 평균 추석 연휴 휴무일수는 8.5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4.5일이 길어졌다. 경총이 추석 휴무일수를 처음 조사한 2000년 이래 가장 긴 연휴다. 상여금은 105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2.8% 올랐다.

최장 연휴에 화색이 도는 곳은 단연 여행 및 항공업계다. 여행업계에서는 연휴 기간에 출국자 수가 1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투어 등 주요 여행사 상품 예약 건수는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여행컨설팅업체 휴트래블 마연희 대표는 “비행기 스케줄이 나오는 1년 전부터 이미 이번 연휴 예약이 시작됐다. 다른 연휴 때와 달리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를 많이 찾고 대가족 여행이 늘었다”고 전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추가 증편에 나서며 ‘막차’를 노리는 여행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진에어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2일 사이 3만여 석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유통업체도 황금연휴 기획전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신세계몰은 이달 24일까지 ‘세컨드 베이케이션’ 기획전을 마련했다. 아직 예약 가능한 ‘괌 호텔 패키지’(3박 5일·59만9000원)와 국내 호텔 패키지 등을 모았다.

대형마트는 여행객 급증으로 명절 때 오히려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데 착안했다. 롯데마트는 2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자체 HMR 브랜드 ‘요리하다’ 중 깻잎전, 동그랑땡, 떡갈비 등 명절 음식 9개를 할인하는 행사를 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차례 준비는 오히려 간소화하는 추세가 도드라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장기간 휴무에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주식시장도 열흘간 문을 닫기 때문이다. 32년 만의 최장 휴장이다. 1980년 1월 코스피가 출범한 이후 1983년과 1984년에 거래소의 ‘연말휴장’ 기간과 양력설 연휴가 겹치면서 열흘씩 휴장한 적이 있다.

거래소는 장기간 휴장을 마친 뒤 주식 거래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이에 따른 대비에 들어갔다. 평소 일일 주문량의 10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놨다. 연휴 기간 혹시 모를 이상 발생에 대비해 24시간 전문가가 상주하며 시스템을 감시할 계획이다.

김현수 kimhs@donga.com·신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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