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분리독립 25일 찬반투표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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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정부 수반, BBC와 인터뷰
“이라크와 국경-원유 등 협상할 것”

“우리는 바그다드(이라크 중앙정부)가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미래 ‘쿠르드 국가’의 국경을 긋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마수드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반이 1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중동 국가와 미국 등도 부정적인 분리·독립 움직임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KRG는 25일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지역 3개 주와 키르쿠크주, 니나와주 쿠르드계 주민을 대상으로 분리·독립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바르자니 수반은 “쿠르드인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라며 “(투표가 가결될 경우) 중앙정부와 국경, 원유, 수자원과 관련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이라크의 대표 유전 지대 중 하나인 키르쿠크주의 분리·독립 여부다. KRG의 군 조직인 페슈메르가는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던 2014년부터 정부군을 대신해 이 지역을 지켰다. 바르자니 수반은 “키르쿠크 지역에서 찬반 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와도 이를 수용할 것이지만 투표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키르쿠크의 현실을 무력을 이용해 바꾸려는 이들은 쿠르드족들이 마지막 한 명까지 남아서 싸울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를 중심으로 터키, 시리아, 이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은 3000만 명이나 되지만 독립 국가를 이룬 적이 없다. 이라크에서 쿠르드족이 분리·독립할 경우 터키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어 중동 정세를 뒤흔들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쿠르드#이라크#분리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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