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이 정신 나가서 전술핵 말했겠나” 묻자… 이낙연 총리 “국회서 나도 정신 나갈때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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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데뷔전 ‘능숙 답변’ 화제… “문재인 정부 아쉬움 점은 협치” 자평도

“오죽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에게 ‘한국은 대북 대화를 구걸하는 거지같다’고 했다는 기사가 나왔겠습니까.”(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김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이낙연 국무총리)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처음 나선 이 총리의 답변 스타일이 화제에 올랐다. 의원이 언성을 높이면 눙쳐서 긴장을 풀면서도 해명해야 할 때는 적극 반박했다. 당황한 김 의원이 이 총리를 노려보자 이 총리는 다시 “보지는 않습니다”라는 부분만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이 총리에게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부와 협의가 됐느냐. 송 장관이 정신 나가서 얘기한 거 아니잖으냐”고 따져 물었다. 이 총리는 “국회 나가서 저도 정신이 나갈 때가 있다”고 농담한 뒤 “(송 장관은) 가능한 모든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방송개혁’에 대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위법 사항들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총리는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망상을 가진 사람은 책임 있는 자리에서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노 의원의 “총리가 안 보인다”는 지적에는 “공짜밥을 먹고 있지 않다. 매번 얼굴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답변 도중 비교적 진솔하게 문재인 정부의 현 상황을 진단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균형 탕평 통합 인사라고 자평했는데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는 국민의 당 이태규 의원의 질의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협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문재인 정부#이낙연#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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