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 근무하고 8000만원 받은 ‘낙하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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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캠프 출신 인사 공기업 특채
회사측 ‘정상근무’ 허위보고서 작성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 인사가 2014년 공기업에 특별채용된 뒤 1년에 하루만 출근하고 8000만여 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받아간 사실이 최근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8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제출받은 감사원 감사 자료와 한국전력기술 채용 자료엔 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의 공기업 채용과 복무 관리의 적나라한 실태가 담겨 있다.

2012년 박근혜 캠프의 서울본부 직능본부장 겸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김모 씨(63)는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내다 이듬해 12월 한전기술의 사장상담역(별정직)에 지원했다. 한전기술은 김 씨를 2014년 1월 1일부터 1년간 월 급여 600만 원에, 주 3일 근무의 비상근직으로 채용했다. 감사원은 “인사팀장 등은 회사 기획처로부터 채용 의뢰를 받은 뒤 사장의 채용 방침을 받았다는 이유로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규정에 따라 복무 상황을 점검해야 했지만 회사는 김 씨에 대한 복무 관리는 손을 놓았다. 김 씨는 주 3일을 근무한 것이 아니라 근무 기간(1년) 동안 취업 초기에 단 하루(1월 6일)만 출근한 뒤 회사를 나오지 않은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그런데도 기획처장은 “김 씨가 매주 3일 정상 출근했다”며 153회에 걸쳐 가짜 근무 상황 보고서를 만들었다. 한전기술 측은 “사실상 외부에서 대관 업무 등을 하는 특수성 때문에 근태 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인사팀장 등 3명에게 주의 조치를 내릴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김 씨는 현재 또다른 공공기관 감사로 재직중이다.

최우열 dnsp@donga.com·이건혁 기자
#낙하산#박근혜캠프#특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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