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 성장, 내수확대로 유지될지 고민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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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즌 美 피터슨국제경제硏 소장

“한 국가에 있어 경제 성장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 다양한 성장의 모습을 고민할 시점이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51·사진)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기 위해 앞으로 추구해야 할 변화의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포즌 소장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PIIE가 주최한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국제콘퍼런스에서 강연하기 위해 방한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국가 경제도 중요하지만, 개인과 가구의 소득 역시 중요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가진 공동체 정신이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IIE는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경제 통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포즌 소장은 1997년 PIIE에 합류했으며, 2013년 1월부터 소장직을 맡고 있다.

포즌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내건 3% 성장에 대해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처분 소득을 늘려 소비를 늘리고, 이를 통해 내수를 살린다는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로 무역흑자 축소 압력 상승 등 대외 경제적 조건이 현실적으로 내수 확대를 고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3% 성장을 내수 확대로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빠지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사례에서 봤듯이, 한번 디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지면 이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을 피하고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반도체, 조선업 중심의 성공 신화에서 벗어나 신산업 분야로 자본과 인력의 과감한 이동을 허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포즌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미국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 무역과 관련해 상대 국가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남용했다”고 꼬집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한국 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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