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간 AI 경쟁이 3차대전 불러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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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CEO 주장 눈길
푸틴 “AI가 인류미래” 발언 반박
머스크 “AI가 전쟁결정 내릴수도
북한보다 훨씬 더 위험한 존재”
영화 ‘터미네이터’ 현실화 우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북핵보다는 인공지능(AI) 때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AI 회의론자’로 꼽히는 머스크 CEO는 4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핵실험은 현존하는 문명 위기 우려 목록의 아래쪽에 위치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우월성 경쟁이 3차 대전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글로벌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을 빗대 자신의 ‘AI 개발 경쟁의 위험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전쟁 발발 가능성을 우려하자 머스크는 “국가 지도자들에 의해 전쟁이 시작되기보다는 AI에 의해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AI가 ‘선제공격이 승리를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결정한다면 전쟁이 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미국 중국 인도가 AI 개발 경쟁을 이끌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도 어떻게 해서든 따라잡으려 할 것”이라며 국가들이 통상적인 법을 따를 필요가 없고, 관련 회사들을 협박해 원하는 AI를 얻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 등 외신들은 머스크가 갑작스럽게 3차 대전 발언을 꺼낸 것은 1일 나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AI 발언을 반박하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 포럼에서 “AI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의 미래”라며 “이 영역에서 지도자가 되는 사람이 세계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머스크를 자극했다.

머스크는 기술 기반 기업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이지만 유독 AI에 대해 깊은 회의를 표명해 왔다. 7월 말엔 대표적인 AI 찬성론자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AI의 위험성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그는 AI를 적절히 규제하지 않으면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인류의 미래가 위협당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AI의 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날에 대비해 다양한 기술을 구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 식민지를 개발하고, 바이오 기술회사 ‘뉴로링크’를 설립해 뇌 임플란트(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인간 지능 향상)를 연구하는 것도 이런 대비책 중 하나다.

머스크와 함께 AI의 발전을 경계하는 인물로는 스티븐 호킹 박사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있다. 게이츠 역시 최근 AI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파괴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로봇세(Robot Tax)’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u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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