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페이스 서울’ 첫 개인전 주인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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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문 연 ‘뉴욕 페이스’ 서울지점, 현대미술 스타작가 도노반 초대展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페이스 서울’ 갤러리에 들어설 때 기대감이 있었다. 첫째는 갤러리, 둘째는 작가 때문이었다.

페이스 서울은 미국 뉴욕의 유명 현대미술 갤러리인 페이스 갤러리가 올해 3월 문을 연 서울지점이다. 1960년 설립돼 현대미술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페이스 갤러리가 중국 베이징과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선 세 번째로 서울을 지목한 것이다.

페이스 서울이 6일∼10월 22일 여는 첫 개인전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의 스타인 타라 도노반(48·사진). 그의 아시아 첫 전시이기도 하다.

뉴욕 아이리시 펍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그는 어린 시절 펍의 빨대를 자주 갖고 놀았다. 워싱턴DC 코코런 예술디자인대와 버지니아 코먼웰스대학원을 졸업한 후엔 뉴욕 소호의 사보이 레스토랑에서 6년간 웨이트리스로 일했다. 이곳을 드나들던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그는 이쑤시개 수만 개를 접착제 없이 쌓기도 하고, 투명한 빨대를 여러 개 꽂아 고슴도치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투명한 단추를 여럿 쌓아 붙인 ‘블러프스’.
투명한 단추를 여럿 쌓아 붙인 ‘블러프스’.
페이스 갤러리는 일상적 소재를 갖고 노동으로 예술을 이루는 그를 알아보고 2005년 전속계약을 맺었다. 2008년 미국 맥아더재단은 분야를 막론하고 창의적인 사람에게 주는 ‘천재상’인 ‘맥아더 펠로십’을 그에게 수여했다. 이날 만난 도노반은 “천재상을 받은 후 나의 개념미술 작업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합성수지 카드로 조각적 효과를 낸 ‘구성(카드)’. 페이스 서울 제공
합성수지 카드로 조각적 효과를 낸 ‘구성(카드)’. 페이스 서울 제공
그는 올해 1월 뉴욕 페이스 갤러리에서 자신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구성(카드)’이라는 작품은 흰색 합성수지 카드를 수천 장 세로로 꽂아 빛과 그림자로 조각적이고 건축적인 효과를 낸다. 당시 4만 달러(약 4480만 원)∼20만 달러(약 2억2400만 원)에 모두 팔렸던 그의 작품들이 이번 서울 전시에도 선보인다.

그는 “짧게는 닷새, 길게는 한 달가량 손으로 노동을 해야 하는데 이때 내 정신은 가장 맑고 평화롭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뉴욕 페이스 서울점#도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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