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환절기 쉴새없이 나는 재채기… “가을 꽃가루가 원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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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비염 환자 9월에 급증

알레르기비염은 ‘봄 질환’이라는 통념과 달리 9월 환자가 가장 많다. 환삼덩굴(첫번째 사진)과 쑥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잡초 꽃가루의 비율이 봄철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오후 3시 이전엔 창문을 닫아 두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환경부 제공
알레르기비염은 ‘봄 질환’이라는 통념과 달리 9월 환자가 가장 많다. 환삼덩굴(첫번째 사진)과 쑥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잡초 꽃가루의 비율이 봄철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오후 3시 이전엔 창문을 닫아 두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환경부 제공
알레르기비염 환자인 이모 씨(30)는 요즘 들어 증상이 더 심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출근할 때 마스크를 쓰고 회사에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도 오전 중에는 계속 재채기가 났다. 이 씨는 “연이은 재채기에 머리가 띵할 정도”라며 “환절기라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의 증상이 심해진 것은 환절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9월에는 알레르기비염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대기 중 꽃가루가 크게 늘어난다. 흔히 꽃가루는 봄철에 많이 날리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가을에 꽃가루를 날리는 꽃도 적지 않다.

○ 가을철 알레르기 꽃가루, 봄철보다 많아


알레르기비염은 전체 인구의 10∼30%에 이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도시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유병률이 높고 발병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 2008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8.6%가 알레르기비염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맑은 콧물, 발작성의 재채기, 코막힘, 코의 가려움증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하루 1시간 이상 지속되면 감기보다는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비염을 일으키는 항원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게 꽃가루다. 보통 꽃가루는 봄철에 영향을 미치는 항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인하대병원 환경보건센터가 2015년 1년간 서울과 인천, 경기 수원 등 수도권에서 꽃가루 농도를 측정한 결과 4월(m³당 1만5275grains)과 5월(1만3794grains)에 가장 높았다가 점차 낮아진 뒤 다시 8월부터 높아져 9월(9556grains)이 연중 3번째로 꽃가루 농도가 높았다.

특히 9월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의 비율이 오히려 봄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월에는 소나무와 은행나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꽃가루가 많지만 가을에는 환삼덩굴 쑥 돼지풀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잡초 꽃가루의 비율이 높았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2015년 알레르기비염 환자수도 9월에 가장 많았다.

꽃가루가 눈에 보일 정도로 날리는 봄철과 달리 가을에는 그렇지 않아 방심하기 쉽다. 환삼덩굴이나 쑥 같은 식물은 8월 초부터 꽃가루를 날리기 시작해 9월에 절정을 이룬다. 잡초류라 도심은 물론이고 도시 근교의 산자락, 공터, 도로변, 하천 주변 등에서 흔하게 자란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 꽃가루 농도 확인하고 오전 외출 피해야


꽃가루는 주로 오전에 날린다. 알레르기비염 환자라면 9월에는 가급적 오전 야외활동을 피하고 오후 3시까지는 창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 ‘생활과 산업’ 코너에 가면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인하대병원 환경보건센터 홈페이지(www.allergycenter.go.kr)에서도 꽃가루에 대한 정보와 수도권 측정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외출 전에 꽃가루 농도가 높다면 방진마스크와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게 좋다. 손에 묻은 먼지나 꽃가루가 눈, 코에 들어가지 않도록 눈이나 코를 만지지 말아야 한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옷을 털고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 등 바이러스성 코 질환은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바로 세수를 하거나 양치를 하면 좋다. 특히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식염수로 코를 세척해주면 약물치료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생활수칙을 지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고 증상을 예방하는 약물을 처방받거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항원을 낮은 농도에서부터 높은 농도까지 조금씩 노출시켜 면역력을 키우는 치료법이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과거에는 피부에 항원을 주사하는 ‘피하면역 주사 요법’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혀 아래에 항원으로 된 알약을 넣는 ‘설하 면역 치료(SLIT)’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꽃가루에 대해서는 효능이 인정된 만큼 전문가와 상담 후 치료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알레르기비염 환자#환절기#꽃가루#꽃가루 농도#코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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