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北제재 카드는 원유반입 차단… 中은 여전히 부정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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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日통과 미사일 도발

순안비행장 미사일 바라보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2형’ 발사 현지 지도에서 
미사일을 주시(왼쪽 사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발사 하루 뒤인 30일 공개했다. 발사 성공에 만족한 듯 김 위원장이 일본과 
태평양이 보이는 지도를 펼쳐 두고 간부들과 호탕하게 웃는 장면도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미국의 언동에 따라 차후 
행동을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순안비행장 미사일 바라보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2형’ 발사 현지 지도에서 미사일을 주시(왼쪽 사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발사 하루 뒤인 30일 공개했다. 발사 성공에 만족한 듯 김 위원장이 일본과 태평양이 보이는 지도를 펼쳐 두고 간부들과 호탕하게 웃는 장면도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미국의 언동에 따라 차후 행동을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일본 상공 너머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도발을 만장일치로 규탄하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폐지를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29일(현지 시간) 채택했다. 국제사회가 사상 최고 강도의 대북제재를 만장일치로 결의한 지 한 달도 안 돼 다시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한목소리로 내놓은 것이다.

안보리는 이날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터무니없는 행동을 규탄하며 북한은 모든 도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북한의 행동들이 지역은 물론이고 유엔 회원국 모두에 위협이 된다”며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안보리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 내놓는 언론성명보다 강도가 높은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국제사회가 그만큼 이번 북한의 도발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북한 측에 “국제적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대화 채널을 다시 여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4시 반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회의는 3시간 비공개 이후 공개로 전환됐다.


이번 성명에선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국 일본 한국이 추가 제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조만간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한국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새로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안보리에서 “미국은 그들의(북한의) 무법이 지속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북한의 도발은 규탄하지만 추가 제재에는 미온적인 태도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현재 다른 유엔 안보리 회원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 중”이라며 “안보리 회원들의 공통 인식에 근거해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북한의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계를 훼손한 행위”라고 비판하면서도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류제이(劉結一)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번에도 “모든 당사자가 지역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상호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고 피해야 한다”며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중단을 다시 거론했다.

유엔 차원에서 남은 제재 카드로는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반입이나 북한의 남은 달러 수입원인 의류와 섬유 수출 차단 등이 거론된다. 이달 5일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는 북한의 5대 수출품 중 석탄 광물 수산물 수출을 차단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원유 반입까진 막지 못했다. 한 유엔 소식통은 “지난번에 원유 반입 제한 조치가 빠졌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포함될 수 있다는 명분은 축적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북-중 접경지역에서 중국 기업들이 북한 공장에서 생산된 섬유나 의류를 들여다가 ‘메이드 인 차이나’로 원산지를 바꿔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장원재 특파원
#북한#미사일#일본#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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