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불평등한 직장생활 이해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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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플라세 前 佛장관
프랑스의 150% 장시간 노동도 문제… 한복 입은 딸과 한국어 배우고 싶어

“한국에서 남녀가 평등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는 게 가장 놀랍습니다. 한국 여성들이 출산 후 육아휴직을 마음껏 이용하며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29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7 문화소통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장뱅상 플라세 프랑스 환경연합당 대표(49·상원의원·사진)의 말이다. 그는 프랑스 국가개혁장관으로 일하다 올해 7월 임기를 마쳤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문화가 있느냐고 묻자 “장시간 노동”이라고 답했다.


“한국인은 프랑스인보다 150% 정도 많이 일한다고 합니다. ‘빨리 빨리’ 일하고 매사에 진지하죠.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장점도 많지만 경쟁이 지나치게 심한 것 같습니다.”

“장관이라는 직책으로 열정적인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홀가분하다”는 그는 노동법 개정, 기후변화, 그리고 디지털 민주주의 등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프랑스와 한국의 오픈 거버넌스(열린 행정)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디지털 기술을 더 활용해 행정체계를 간소화하고 시민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공공행정의 진행과정을 이해하기 원합니다. 한국의 지난 대선도 이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 수원의 보육원에 맡겨졌다가 일곱 살 때인 1975년 프랑스로 입양됐다. 2010년 녹색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버려졌다’는 기억 때문에 오랫동안 고국을 멀리한 그는 정치활동을 하며 한국을 자주 찾게 되면서 고국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한국은 전통과 창조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핵, 미사일, 사드 배치 등 사건들로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유럽 전 지역이 이를 우려합니다. 프랑스 국민은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남한 쪽에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장식 예술과 음식을 사랑한다는 그는 인터뷰 중 분홍색 한복 치마를 입은 세 살배기 딸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번엔 전통 북과 복주머니를 사서 딸에게 선물했습니다. 이제 한국어 수업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어요. 저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뭘까. “제가 잘 아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을 돕고 싶습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2017 문화소통포럼#장 뱅상 플라세 프랑스 전 장관#장 뱅상 플라세 프랑스 환경연합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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