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무봉제 보호복 자동화설비’ 개발 세계 첫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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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화학 선도하는 이지켐

중소기업청 충북테크노파크 등
국책 연구과제 실적 갖춘 우수기업

메르스, AI, 지카바이러스 등
전염병 확산 막는 혁신 기술

충북 괴산에 위치한 ㈜이지켐 본사 전경.
충북 괴산에 위치한 ㈜이지켐 본사 전경.
2001년 창업 이래 정밀화학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지켐은 수입에 전량 의존하던 단분산 나노입자, 기능성 PP접착제를 국산화한 기술 혁신형 벤처기업이다. 이후로도 신기술 분야를 개척해 나가면서 현재 사업 분야는 크게 △바이러스 차단 원단 △기능성 소재 △인조대리석 3가지다. 앞으로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조류인플루엔자(AI), 지카 바이러스 등 전염병 확산을 막아 방역 시스템의 혁신을 가져올 무봉제 바이러스 차단 보호복 개발과 대량 양산 시스템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소재 개발은 완료됐다. 이지켐의 이력을 보면 신소재의 해외 공략 가능성은 더 높게 점쳐진다. 이지켐을 이끄는 김창복 대표는 “소재 개발 연구 기업으로 매출의 6%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발을 완료한 바이러스 차단 원단도 부단한 기술 혁신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시판된 방호복은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매우 약해 방역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우려를 낳았다. 1회용 보호복으로 사용되는 부직포에 합지 필름을 사용하여 틈새를 막는다고 해도 통기성 필름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한 게 이지켐이 개발한 무공형 타입의 바이러스 차단 원단이다. 미국, 일본 등의 국제기관에서 실시한 엄격한 바이러스 차단 실험을 통과하였으며, 기술 수준에 있어 최고 등급을 받는 등 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도 방역복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례로 우리나라 수술용 가운은 의료품목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되어 고용노동부의 관리를 받는 실정이다.
㈜이지켐에서 생산하는 바이러스차단 보호복.
㈜이지켐에서 생산하는 바이러스차단 보호복.

이지켐 관계자는 “국내에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방역복을 사용하는 이유는 아마 가격적인 측면도 클 것”이라며 “기존 해외 메이저 업체들이 판매하는 AAMI Level 4 수준의 가운 및 보호복은 고가의 멤브레인 필름을 사용해 가격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켐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기존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국내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의 안전을 보호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제 관건은 봉제선이 없는 가운을 생산할 수 있는 무봉제 자동화 설비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생산 속도가 높아져 파격적인 생산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무봉제 바이러스 차단 가운 자동화 설비는 존재하지 않아 이를 개발할 경우 세계 최초 개발 타이틀을 얻게 된다. 또한 인건비 부담으로 동남아 등지로 나가 있는 국내 섬유 산업 기업의 국내 재유치가 가능해져 국내 고용 창출 증대와 섬유 원단 산업 회복의 기회가 만들어진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지켐은 통기성 필름을 사용하지만 특허 받은 합지 생산 방식을 통해 바이러스 차단에 성공했고, 국내외 박람회 시장을 통해 제품 품질 우위 및 가격 경쟁력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마친 만큼 향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켐은 2007년 이래 중소기업청과 충북테크노파크, 대전테크노파크,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국책 연구과제를 맡아 훌륭하게 성공한 사례가 있어 정부와의 협력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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