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행복해지려면 생각과 선택을 같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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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정보를 처리할 때 직관적 사고와 이성적 사고를 함께 사용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직관과 이성에 대한 의존 정도는 다르다. 어떤 이는 직관적 사고에 좀 더 익숙하고, 어떤 사람에겐 이성적 사고가 더 편하다.

호주 본드대 연구팀은 최근 직관적 사고와 이성적 사고 간 조화 혹은 부조화가 인간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분석 결과, 직관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성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들보다 삶에 대한 행복지수가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 자신이 내린 선택(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직관이 이성보다 사람들에게 더 큰 행복감을 가져다줬다. 즉,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의사결정을 한 사람들이 치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 사람들보다 삶에 더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이성적인 선택을 할 확률보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직관적인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생각과 선택 사이에 조화가 이뤄지면 행복감이 올라가는 현상은 이성적 사고자들과 직관적 사고자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성향의 사람이 직관적 성향과 일치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행복지수는 최고에 달했다.

사람들은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고 치른 시험에서 90점을 받았을 때보다 공부 안 하고 본 시험에서 운 좋게 90점을 받았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 전자는 이성적 선택의 결과이고 후자는 직관적 선택의 결과다. 직관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에게 과학적 분석과 합리적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생각과 선택의 부조화에서 오는 불쾌감이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성적 사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먹구구식 분석과 선택을 요구하는 것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한다.

조화란 계산된 가중치나 기계적 결합에 의해 생기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직관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성적인 사고가 편한 사람이 이성적 판단과 선택을 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를 인지조화라고 한다. 조화로우니 자연스럽고, 그러니 행복감도 올라갈 수밖에. 자연(nature)이 주는 조화가 왜 그리 아름답고 기분 좋은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행복#dbr#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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