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들도 ‘시련의 계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모비스-위아 글로벌 순위 하락… 현대기아車 中판매 줄어 고민 더 커져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국내 주요 자동차부품회사들이 전 세계 매출 순위에서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이들 회사 매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자동차가 현재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은 더 악화될 거란 우려가 크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2016년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업체’ 순위에서 현대모비스는 7위로 전년도 순위(6위)보다 한 계단 낮아졌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 8위에서 이듬해 6위로 올라섰다. 이후 3년 만에 6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위아는 29위에서 34위로 다섯 계단 내려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모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핵심 고객이다. 양사에 섀시와 운전석 등 모듈부품과 전장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매출액 중 현대·기아차에 대한 비중은 90%가 넘는다. 엔진, 동력 전달 뼈대 등을 만드는 현대위아도 매출액 중 80%가량이 현대·기아차에서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나쁘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올해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상반기(1∼6월)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6.7% 하락했다. 부품회사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부품회사들도 함께 해외로 나가기 때문이다. 현대위아의 경우 국내 공장의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은 50% 미만이지만 해외 공장들은 90%에 육박한다.

결국 부품회사들은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나 현대위아가 오랜 기간 현대·기아차에 의존해온 탓에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은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회사와 협력하면 기술이 현대·기아차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흔들리면 다 망하는 현재 현대차그룹 구조를 바꾸기 위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자동차#부품사#현대모비스#위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