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김 “트럼프시대 미국, 1970년대 서울모습과 닮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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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1.5세 신예작가 유진 김, 한국이야기로 美 문학계 등단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우리 모두 잘살 수 있다’며 경제 개발에 몰두했던 1970년대 후반 서울의 모습과 어딘지 닮아 있습니다.”

미국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신예 작가 유진 그레이스 워츠(한국명 김유진·37·사진)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뉴욕 시워드 공립도서관에서 열린 ‘북 토크’ 시간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40년 전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 오늘날 사건들과 무관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6세 때인 1986년 부모를 따라 서울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1978년 한국을 무대로 쓴 신간 소설 ‘Everything belongs to us’로 올해 2월 미국 문단에 데뷔했다. 이 책은 최근 뉴욕 픽션센터가 선정한 22개의 올해의 소설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우리 세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전쟁과 가난을 한 세대 만에 극복한 한국 부모세대에 비하면 지루한 세대”라며 “한강의 기적 이면에 감춰진 소득 불평등, 계층 갈등 등의 ‘진보의 비용(cost of progress)’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 속에는 가난을 탈출하기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리는 ‘흙수저’ 여대생, 재벌가에서 태어났지만 사회적 불평등에 눈뜬 ‘금수저’ 여대생 등이 등장한다. 그는 도서관과 박물관에서 자료를 찾고 가족들과 인터뷰하면서 40년 전 서울대생의 삶을 통해 계층 갈등,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 부와 성공, 능력주의의 허상 등을 풀어냈다. 뉴욕타임스 북섹션은 3월 “군사독재 시대인 1970년대 후반 서울을 상세히 묘사한 ‘개츠비 스타일’의 책”이라며 그의 책을 ‘편집자 선정 작품’에 올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유진 그레이스 워츠#김유진#북 토크#everything belongs to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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