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된 김현수, 앞날도 가시밭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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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팀 필라델피아 외야진 탄탄… 단장 “백업 활용” 감독 “출전 불투명”

“내가 바란 결과가 아니다. 김현수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게 될 곳으로 떠난다. 능력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재정립하게 될 것이다.”

김현수(29·사진)의 필라델피아행이 결정된 다음 날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현지 언론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볼티모어는 29일(한국 시간) 김현수와 마이너리그 왼손 투수 개릿 클레빈저, 국제 아마추어선수 계약권을 내주는 대신 오른손 투수 제러미 헬릭슨을 받는 ‘1-2 트레이드’를 필라델피아와 체결했다. 선발 투수 보강을 원하는 볼티모어가 1720만 달러(약 192억6400만 원)에 이르는 헬릭슨의 연봉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현수를 이적시켰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현수에 대한 쇼월터 감독의 덕담은 립서비스라고 봐야 한다. 쇼월터 감독 아래에서 김현수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의 준수한 성적을 낸 김현수는 올 시즌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2에 1홈런, 10타점이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주전 경쟁을 펼쳤던 트레이 맨시니는 타율 0.297, 16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쇼월터 감독의 말과 달리 김현수는 필라델피아에서도 힘겨운 주전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맷 클렌텍 필라델피아 단장은 “김현수를 백업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라델피아가 이미 탄탄한 외야진을 갖춘 상황에서 피트 매캐닌 감독 또한 “김현수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현수의 경쟁자인 좌익수 닉 윌리엄스(24)는 30일 현재 타율 0.306에 4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우익수 에런 알테어(26)는 타율 0.294에 16홈런, 중견수 오두벨 에레라(26)도 타율 0.271에 9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김현수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은 기회가 올 때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각인시키는 것뿐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김현수 필라델피아행#김현수 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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