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이여, 육아휴직 겁내지 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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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롯데백화점 근무 윤현도씨… 한 달간 육아휴직 끝내고 출근

롯데백화점 광주점 첫 남성 의무 육아휴직 사용자인 윤현도 씨가 갓 태어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롯데백화점 광주점 첫 남성 의무 육아휴직 사용자인 윤현도 씨가 갓 태어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우리 아이가 복덩이죠. 눈치 안 보고 아이를 돌보며 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품질평가사로 근무하는 윤현도 씨(31)는 한 달간 의무 육아휴직을 끝내고 27일 출근했다. 윤 씨는 롯데백화점 광주점 ‘남성 의무 육아휴직 1호’다. 결혼 2년 차인 그는 6월 20일 건강한 아들을 품에 안았다. 한 달간 휴직을 하면서 온전히 아기와 시간을 보냈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냈겠지만 회사가 올해부터 남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소 한 달간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토록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윤 씨는 “고사리같은 손을 가진 아이가 크는 것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겨줘야 하는 시기에 아내와 함께 아이를 키우면서 부부의 정도 깊어졌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14명이다. 그룹 전체로는 130명이 넘는다. 그동안 남성 육아휴직이 저조한 것은 육아휴직 급여(월 100만 원 상한)로는 생계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남자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 주고 있다. 휴직으로 인한 급여 감소 없이 최소 한 달은 마음 놓고 육아휴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윤진영 롯데백화점 광주점 인사과장은 “남성 육아휴직은 더 이상 눈치 보는 일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며 “남성 직원들에게 재충전 기회와 함께 가정과 육아의 소중함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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