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만한 자는 시간 빨리 가는줄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독불장군’ 트럼프 훈계한 美 전직 대통령들
부시 “자기가 뭘 모르는지 알아야” 클린턴 “대통령은 겸손하고 경청해야”
대통령 리더십 수료식서 대담 WP… “트럼프 겨냥한 우회비판”

부시 父子 동상사이 클린턴의 익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서관의 부시 대통령 부자 동상 사이에 서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야샤르 알리 트위터 캡처
부시 父子 동상사이 클린턴의 익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서관의 부시 대통령 부자 동상 사이에 서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야샤르 알리 트위터 캡처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거만한 사람은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흐른다는 걸 모른다.”(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클린턴과 부시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겸손’을 꼽았다. 15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클린턴과 부시 전 대통령은 13일 미국 댈러스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대통령 리더십 프로그램 수료식에 참가해 45분간 공개 대담을 나눈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자질’을 묻자 부시 전 대통령은 주저하지 않고 ‘겸손(humility)’을 꼽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겸손하고, 경청해야 한다”고 거들면서 “퇴임할 때 내가 무너뜨리고 짓밟은 사람들을 보라고 말하길 원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과거 하원의원 선거에 나가 낙선한 공통점이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두 번의 낙선이 날 겸손하게 만들었다”고 했고, 부시 전 대통령은 “(낙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우회적인 언급”이라고 해석했다. 뽐내기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라는 설명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의식한 듯 “이민이 없으면 미국 경제를 성장시킬 수 없다”며 “(후임자인) 부시 전 대통령에게 ‘당신이 이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통령이 아니길 바란다’는 얘길 했다”고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엄마는 다르지만 형제나 다름없다”고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어 “클린턴은 선거에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이겼지만 겸손했다.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남부 출신 주지사 등의 공통점이 있다”고 치켜세웠다.아버지 부시(41대 대통령)의 연임을 무산시키고 대통령이 된 클린턴(42대 대통령)은 대선에 나선 아들 부시(43대 대통령)에게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들 세 명의 관계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산악자전거를 즐기며 무료함을 없애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클린턴 대통령은 심장이 좋지 않아 채식을 하며 살을 뺐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대통령#부시#트럼프#클린턴#독불장군#리더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