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대형株 쏠림 넘어서면 2500도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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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4일 2414.63… 이틀째 최고치

코스피가 2,400을 돌파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500 고지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가 쏠림 현상과 삼성전자 등 대형주 주도 장세라는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서울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0.21% 오른 2,414.63에 장을 마쳤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2,400 선을 뚫은 뒤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호전이라는 재료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만큼 연내 2,500 돌파도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상승세를 꺾을 만한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시장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는 양날의 칼로 여겨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외국인 투자가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597조6920억 원으로 지난해 말(481조5660억)보다 24.11% 늘었다. 이들이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데 주역을 맡은 건 사실이지만 이들은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 그만큼 시장이 받는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돈줄을 조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가들의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점진적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지만 언제든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며 물가 상승 시에는 매섭게 돌변해 긴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종과 대형주에 집중된 투자가 다른 업종과 중소형주로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독주는 코스피에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거래소에 따르면 13일 현재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1.9%다. 10년 전인 2007년 말(8.8%)과 비교해 3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상장사의 영업이익 증가분 중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등 IT 업종에서 나오면서 주가 상승도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연일 지붕을 뚫고 있는 코스피와 달리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은 14일 전날보다 0.22% 오른 654.11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700 선에서 내려온 뒤 내내 600대에 머물러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반도체 등 IT주를 파는 대신 다른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실적보다 가격에 집중하면서 철강과 조선, 은행, 보험 등 저평가된 종목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IT 이외 업종으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코스피#최고치#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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